이인범 단국대학교 정책경영대학원 초빙교수

우리는 늘 오늘보다 내일이 금년보다 내년이 그리고 10년 후 어느 시점은 지금보다 나아지기를 원하면서 오늘을 살아간다. 그것은 희망이고 우리는 미래라고 흔히 말한다.

개인이든 조직체든 목표 없이 살아간다면 미래라는 것은 그저 다가오는 시간일 뿐 희망이 보이지 않는 회색지대일 뿐이다. 그런데 시간은 과거에서 시작해서 현재를 지나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미래로부터 와서 현재를 지나 과거로 흘러가 버린다. 흘러간 순간순간의 사건은 켜켜이 쌓여 역사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유추한다. 즉 역사는 미래를 보는 거울이 된다. 그렇게 유추했으면 목표를 정하고 축적된 역량과 가용자원을 동원해 매순간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그럼 이 세상 지구인들의 목표는 무엇인가. 그것은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 아닐까 한다. 이 SD는 유엔 환경회의에서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출간하면서 전 세계의 화두가 됐다. 그 후 2012년 리우+20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에서 ‘우리가 원하는 미래(The future we want)’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 빈곤퇴치 등 범지구적인 위기에 대해 탄소감축 목표 등 각국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면서 구체화됐다.

연장선상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는 무엇인가. 2015년에 발간된 대한민국 미래보고서에는 초연결과 융합이라고 했다. (표제: 융합과 초연결의 미래, 46인이 예측하는 대한민국 2035) 그러나 이것은 20년 후를 경제·사회적 측면을 내다본 미시적인 미래분석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헌법 전문에 나와 있는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함’이다. 즉,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우리나라 만세’로서 우리나라 방식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열망한 것이다. 그러나 저출생으로 말미암아 만세는커녕 백세도 힘든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5년 단위로 수립하는 ‘저 출산 고령화 대책’은 20년이 다 되어감에도 출산율은 더더욱 감소해 2001년 56만이던 출생아수가 2023년에 23만 명, 합계출산율 0.7이하이다. ‘저 출생 고령사회위원회’의 제4차 저 출생 고령화 기본계획(2021~2025)에는 뾰족한 목표가 없다. 예를 들어 2025년에는 ‘0.7을 0.8로 올리겠다.’는 등 명확한 목표 말이다. 이 기본계획의 비전은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가능한 사회”이다. 헌법적 가치를 담았지만 구체성이 결여됐다.

‘효과적인 저 출산 대책으로 출산율이 유지된다면 출생아수는 '25년 335천명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계획도 아닐뿐더러 이미 깨져가고 있다. 결혼, 출산을 어떻게 강제할 수 있는가? 그건 아니다. 목표를 명확히 세우면 청소년들이 마음껏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처방과 투자의 경로가 달라졌을 것이다.

다급해진 지금 ‘아이 셋이면 대학등록금 면제’, ‘아이 낳으면 1억 원 지급’ 등 즉흥적 선거공약보다 주택, 일자리, 교육, 돌봄에 강력하고 정교한 법적체계, 최우선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진부한 사고라고 하겠지만 애국애족 가치관을 되살려 내는데 국민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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