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욱 세종 공동캠퍼스 입주대학 협의회 회장

벚꽃이 만발하고 지금은 초록색 잎을 드러내는 완연한 봄이다. 세종특별차지시 4생활권에 자리 잡은 세종 공동캠퍼스 건설현장에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오는 9월 국립한밭대학교를 시작으로 고려대, 국립공주대, 서울대, 충남대, 충북대, KDI 국제정책대학원 등이 순차적으로 입주할 예정인 공동캠퍼스는 우리나라 최초 공동캠퍼스가 될 예정이다. 꽃 피는 봄을 맞이해 공동캠퍼스에서 어떤 미래가 피어날지 생각해 보자.

세종시의 혁신과 성장을 이끄는 허브가 되는 공동캠퍼스. ‘말뫼의 기적’은 대학과 지자체가 협력한 지역 재창조의 성공사례다. 1998년 말뫼대가 설립되기 전 스웨덴 말뫼시의 인구는 약 24만명이었으나, 이후 지속 증가해 지금은 약 34만명이 됐다. 덴마크와 스웨덴을 연결하는 외레순대교가 2000년 개통되면서 말뫼시는 활성화됐다. 그러나 말뫼시 인구의 약 48%가 35세 이하이고 10만명은 외국에서 태어났으며 14%는 외국 국적을 가졌다는 사실은 교통환경 혁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말뫼시는 말뫼대와 인근의 창업 허브인 미디어에볼루션시티를 통해 유럽의 실리콘밸리가 됐다. 다수의 벤처와 다국적기업 사무소가 유치됐고, 친환경 주거공간을 통해 스웨덴 젊은이들이 가장 살기 원하는 도시가 됐다. 이러한 혁신이 세종에서도 일어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들을 준비해야 할까?

공동캠퍼스의 공유·융합을 통한 One University for Reviving Sejong(OURS). 공동캠퍼스의 정원은 임대형, 분양캠퍼스가 완성되면 약 3200명이 된다. 그러나 각 대학별 정원은 작게는 72명, 많게는 800명에 이르고 운영되는 학과의 특성이 제각각이다. 공유와 융합을 통해 각 대학의 역량을 한 곳으로 집중하고 일관된 방향성을 갖도록 공동캠퍼스 비전과 혁신방향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 세종시, 민간기업, 지역시민사회, 대학 등이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공동캠퍼스와 지자체-중앙정부의 지역발전전략이 연계되도록 하고, 기업이 찾아오는 함께 일하고 싶은 캠퍼스가 돼야 할 것이다. 공동캠퍼스에 유치되는 학과가 행정·AI/ICT·의대·수의대로 다양한 것이 약점이 아닌 강점이 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비전을 향해 각 대학의 역량이 공유되고 융합될 때만 가능할 것이다. 현재 행복청을 중심으로 입주대학협의회, 세종시, 공동캠퍼스 운영법인 등이 공동캠퍼스 개교준비 TF를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앞으로는 이를 확대 개편해 공동캠퍼스의 지속성과 지역 혁신을 이끌 수 있는 협력단체가 구성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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