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규 대덕구의회 행정복지위원장

‘노잼(재미없다)도시’. 대전시에 붙은 대표적인 오명이다. 볼거리, 놀거리, 누릴 거리가 많지 않아 심심한 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이다. 이에 시는 ‘꿀잼(꿀재미)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해 왔다.

그 결과로 지난해(2023년 2월~2024년1월) 지역 방문 관광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평균 체류시간(367분)이 전국 광역시(평균 379분) 가운데 가장 짧았기 때문이다. 실제 대전지역 숙박방문자 비율과 체류시간은 각각 4.8% 하락했다. 대덕구 역시 숙박방문자 비율은 5.4%, 체류시간은 1.8% 각각 줄었다.(출처 한국관광데이터랩)

관광객에 의한 내실 있는 경제적 효과를 키우기 위해선 체류형 관광 인프라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 시는 그 일환으로 대덕구 소재 계족산에 자연휴양림을 조성해, 대전을 중부권 최고의 산림복지휴양 거점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기존 장동산림욕장 일원 70만㎡(21만 평) 부지에 사업비 약 290억원을 투입해 2026년까지 조성사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계족산 자연휴양림은 숲체험·문화지구, 산림휴양·숙박지구, 보전지구 등 3개 테마로 조성된다. 산을 친환경적으로 보전하고 활용한 산림치유·휴식 공간, 숙박하며 체류가 가능한 숲속의 집, 연립숙박동과 숲카페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계족산은 잘 보존된 산림뿐 아니라, 역사적인 유적지와 체험 자원을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특히 계족산 황톳길은 한국 관광 100선에 4회나 선정됐고 최근 맨발 걷기 열풍과 함께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또한 국가 지정 유산인 계족산성뿐 아니라 용화사·비래사 등 사찰이 위치해 역사적·종교적 볼거리도 풍성하다. 자연 산림을 그대로 활용한 장동산림욕장은 황토 놀이마당·유아숲체험원 등이 있어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이처럼 우수 관광자원인 계족산에 자연휴양림이 조성된다면, 인근 장동문화공원·대청호 오백리길 등과 맞물려 매력적인 체류형 관광 인프라로서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사업 추진 과정이 그리 순탄치 않아 걱정이 앞선다. 사업은 올해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용역 완료를 앞두고 있지만, 사유 토지 매입 협의에 필요한 185억원 마련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계획대로 추진되기 위해선 적정 시기에 절차 이행이 중요하다. 물론 한정된 재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시의 고민이 깊을 줄 안다. 하지만 시가 추진하는 보문산 산림휴양단지 조성사업이 추진에 속도를 내는 것을 보면, 그간 시의 균형 발전전략에서 대덕구가 번번이 제외됐듯 이번에도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게 아닌지 우려가 들지 않을 수 없다. 지역 전체 균형 발전을 십분 고려해 시가 의지를 가지고, 계족산 자연휴양림 조성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4월, 완연한 봄이다. 계족산에도 진달래, 벚꽃 등 봄꽃이 가득하다. 시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대전시민을 비롯해 전국의 가족들이 계족산 자연휴양림에 더 자주, 더 오래 머물며 대전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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