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본 국립한국교통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따뜻한 봄날이 오면, 스포츠 팬은 기대감과 설렘을 갖게 된다. 관심사에 따라 축구장, 야구장으로 프로스포츠 팬으로서 활동을 시작하는 계절, 봄이 왔다. 각자가 좋아하는 팀이 승리하길 바라기도 하고, 우승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물론 승패와 관계없이 오랜 시간 짝사랑을 하는 팬도 있다. 프로스포츠는 결과에 대한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짝사랑의 시간은 길어질 때도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따른 기대감은 매일 경기장을 찾게 하고 화면에 집중하게 만든다. 물론 결과에 따라서 팬들에겐 아픔의 상처가 되기도 하고 환희의 순간이 되기도 한다.

2024년은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겐 기억될 만하다. MLB 메이저리그가 야구 세계화를 외치면서 시행하는 월드투어의 개최지가 한국이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에게 친숙한 LA 다저스와 SD 파드리스의 경기가 서울 시리즈로 진행되면서 야구팬들에게 충분한 감동을 주었다. 올 시즌에는 키움 히어로즈 선수였던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 김하성이 소속된 SD 파드리스의 고우석 선수, 피츠버그의 최지만, 뉴욕 메츠의 배지환 경기도 예정되어 있다.

이번 주말부터 시작하는 2024년 KBO리그도 볼거리가 풍부하다. 그중에서 백미는 단연코 12년 만에 국내로 복귀하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선수에 대한 기대감이다. 분명 한화이글스 팬들에게는 다른 시즌에 비해 특별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무엇보다 류현진의 복귀로 구대성, 송진우, 장종훈, 정민철 등의 선수가 활약한 1999년에 버금가는 인기와 성적이 기대된다. 우승을 간절히 원했던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과 우승의 경험이 없는 류현진의 간절함이 합해진다면 어떠한 일이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한화 이글스의 경기는 각종 케이블 시청률 순위에서 상위에 위치하고, 관중 점유율도 타 구단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다양한 기업들과의 사업 연계도 성공적으로 운영될 만큼 충성도 있는 팬들도 많다. 이제 오랜 시간에 걸쳐 묵묵히 곁을 지켜준 팬들에게 구단은 응답할 시간이다. ‘AGAIN 1999’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구단과 선수, 팬들이 함께 외치는 염원일 것이다.

프로스포츠는 지역과 별개이지 않다. 공존을 넘어 공생의 관계이다. 그만큼 지역민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지역민들의 다양한 기호를 맞추기 위해 종목의 다양화도 필요하다. 청년들을 유입하고 정착시키는데 스포츠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명품도시의 출발점이 스포츠 도시로의 전환이다. 어쩌면‘AGAIN 1999’는 팀의 우승을 넘어 지역 청년들이 살아남기 위한 간절한 외침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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