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희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

얼마전 오사카로 여행을 다녀온 한 직원이 유니버셜스튜디오를 다녀온 사진과 영상들을 보여주며 0시축제를 위한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닌텐도월드’에 입장하기 위해 오전 7시부터 줄을 서 기다렸고, 8시가 넘으면 입장이 제한 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했다.

‘닌텐도월드’에 대한 얘기를 듣다 보니 2006년 출간된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다’라는 책이 떠올랐다.

나이키의 경쟁상대가 아디다스가 아닌 닌텐도라는 제목을 보고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났다.

저자는 게임기로 스포츠 시장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나이키가 새로운 시장의 도전에 대비해야 할 것임을 경고한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장점유율’보다 ‘시간점유율’이 중요하며, 엔터테인먼트와 스토리텔링, 입소문 마케팅 등 트렌드에 집중할 것을 주장했다.

게임기로 테니스, 볼링, 야구, 레이싱, 홈 트레이닝, 기억력과 집중력에 도움이 되는 게임까지 출시되고 있고, 놀이동산까지 점령해버린 닌텐도는 정말로 나이키의 경쟁상대가 됐다. 0시축제의 상대는 누구일까? 휴가시즌이며, 무더위와 싸워야 하기 때문에 다른 계절에 비해 여름철에는 축제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렇다면 0시 축제는 어떤 콘텐츠로 방문객들의 시간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까?

야간 축제라는 컨셉으로 무더위는 극복하겠지만 여름휴가라는 양날의 검은 쉽게 다루기 힘든 부분이다.

대전으로 휴가를 오게만 할 수 있다면 완벽하지만 시민들이 반대로 타지역 휴가계획을 세운다면 200만명이라는 목표달성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다.

다양한 퍼포먼스와 각종 행사를 통해 휴가를 즐기고 싶은 대전을 만들고,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원도심 전역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잠시 머무는 축제가 아닌, 오랜 시간을 즐겨도 지루하지 않을, 숙박까지 하면서 머물고 싶은 축제가 돼야 한다.

유니버셜스튜디오의 경우 웨이팅을 하는 것조차 스토리를 입혀 운영하다보니 오래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2회를 맞이하는 0시 축제이기에 다소 생소할 수 있어 보다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이 필요하다.

전국최대 규모의 캐릭터 퍼레이드, 초대형 조형물 등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킬러콘텐츠를 갖춰야 한다.

KBS ‘1박2일’과 같은 지상파 방송을 통해 대전근대문화유산을 소개하고, 여행전문 유튜버 등을 통한 모바일 홍보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다시 오고 싶은 축제, 오래 머물고 싶은 축제를 위해 시민기자단의 활약과 SNS를 통한 홍보도 필요하다.

오는 4~5월부터 프로그램 사전 예약, 참여형 이벤트 등을 통한 홍보를 진행해 축제의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남프랑스 무스티에 생트마리 마을에는 무게가 150㎏에 육박하는 지지않는 별이 달려 있어 그에 얽힌 전설은 작은 마을을 꼭 가보고 싶은 명소로 만들었다.

대전도 보문산의 전설, 테미고개 전설 등 다양한 설화와 지역 명소들이 존재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대전을 꼭 방문해야 할 여행지로 등극시킬 수 있을 것이다. 0시 축제의 경쟁상대는 무더위와 여름휴가다. 방문객들의 시간점유율을 높일 수 있도록 흥미로운 콘텐츠와 마케팅으로 중무장해야 한다. 대전문화재단은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축제를 채워갈 콘텐츠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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