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숨은 일꾼들] 자연환경보전청주시협의회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 물려주자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 봉사활동
회원 1000여명 곳곳서 활약 펼쳐
‘쓰레기 줍는 사람’ 김진영 회장
“모든 봉사 쓰레기 줍기서 시작”

▲ 자연환경보전청주시협의회 회원들이 미호강 환경 정화활동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송휘헌 기자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맑은고을 청주를 더 푸르게 지켜내는 ‘초록옷의 군단’이 있다. 이들은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 외래식물 등의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제보를 받으면 현장으로 달려가는 푸른 청주 만들기 선봉에 선 열혈 어벤져스들이다. 이들이 지나간 자리엔 쓰레기가 걷히고 다시 새 생명이 자리 잡을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된다. 이 단체는 ‘죽으면 썩는다. 봉사로 닳아지자’, ‘봉사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다’, ‘핑계 대지 말고 절대 삐지지 않는다’, ‘이해하고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 ‘현재의 땀방울이 미래의 행복을 준다’ 등 단순하고 직관적인 봉사의 5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단체는 ‘자연환경보전청주시협의회’다.

자연환경보전청주시협의회는 지난 2001년 2월 16일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보전해 후세에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을 물려주자는 목적으로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 후 봉사활동에 돌입했다.

첫 시작은 미약했으나 봉사라는 순수한 마음이 통해 현재는 10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는 메머드급 환경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은 하천정화, 외래식물 제거작업, 환경정화 등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단체는 청주와 인접한 금강천, 무심천, 미호강, 달천과 지방하천 28곳, 소하천 등의 쓰레기 정화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정화 활동에는 1년에 약 5000명의 회원이 참여해 60t이 넘는 쓰레기를 줍고 있다. 지속적인 활동으로 10여년 전 오염으로 죽어가던 하천에는 각종 물고기, 철새가 둥지를 트는 등 생명의 하천으로 변했다.

외래식물 제거작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청주 하천에 가시박, 돼지풀, 미국자리공 등 3대 외래식물이 급속도로 번식해 매년 2000여명의 회원이 각 하천별로 15~20회 제거 활동을 하고 있다.

청주를 넘어 해외까지 사랑의 마음을 넓혀가고 있다. 어려운 국가에 사람들에게 식량, 옷, 구급약 등을 지원하며 의료·미용·건축·목욕·소독 등 팀별로 다양하게 봉사하고 있다. 또 143명의 회원들이 매달 사랑의 후원금을 모금해 사용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필리핀 트리아스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지속해서 봉사를 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강서2동행정복지센터 앞 백로서식지 정화, 산불캠페인과 등산로 정화, 공원 관리, 쓰레기 상습 투기구역에 식물을 식재하는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소외계층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단체가 성장하고 자리 잡는데 큰 공헌을 한 이가 있다. 명함에도 ‘회장’이라는 직함 대신 ‘쓰레기 줍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주인공은 김진영 자연환경보전청주시협의회장이다.

김 회장은 2011년 흥덕과 상당 2곳으로 분리된 단체를 하나로 묶어 연합회장으로 취임한 뒤 어떤 단체로 이끌어 갈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는 가경천 등 하천에 죽어있는 물고기를 보고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 생각하고 하천에 청소를 시작했다.

김 회장은 "쓰레기 줍는 봉사가 지구 오염에서 벗어나는 첫 번째 지름길인데 사람들이 버리고 방치하지 줍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봉사에서 어려운 점에 대한 질문에 그는 "하천정화 활동을 하다 보니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는 식물이 보여 공부하니 외래식물이었다"며 "자연스럽게 외래식물을 제거 활동도 하게 됐고 모든 봉사는 쓰레기를 줍는 것에서 시작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려운 점도 있지만 이렇게 단체를 운영할 수 있는 건 모든 회원들이 정화활동에 처음부터 정말 열심히 같이 해줬기 때문이다"라며 "모든 회원들이 적극적인 참여와 열과 성을 다한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87만 청주시민이 모두 쓰레기 줍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는 대한민국 전체가 쓰레기를 주워야 한다"며 "선도적으로 청주시민 모두가 쓰레기를 줍는 게 생활화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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