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인 연가] 오선교 충북지역개발회장
50년 사업 일궈 충북 대표기업 성장
충북인 자부심·감사… 헌신·봉사 보답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등 기부 모범

오선교 충북지역개발회장
오선교 충북지역개발회장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2003년 선건축(현 선엔지니어링) 감리본부에 재직중이던 한 40대 직원이 돌연 사망, 회사 동료들은 너무도 안타깝고 황망함을 감추지 못한 채 눈물로 그를 보냈다.

남겨진 아내와 네 자녀는 비통하면서도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암담했을 터.

지난해 새해, 오선교 선엔지니어링 회장(74·사진)을 반갑게 찾아온 이들이 있다. 바로 그 직원의 가족이다.

10살이던 장녀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됐고, 8살이던 둘째딸은 서울대 로스쿨을 거쳐 법무법인에 들어갔다.

6살배기 아들은 세무사 시험에 합격했고, 3살이던 막내 아들은 약학과에 재학중이다.

지난 20년 동안 오 회장은 직원들조차 모를 정도로 그들을 만나면서 그들을 보살피며 가족처럼 대해 왔다고 한다. 오 회장을 바라보는 그들의 미소가 유난히 환하고 정겹게 느껴지는 것도 아마도 ‘가족’을 대하는 마음 때문일 듯.

그가 회사 동료들을 생각하는 본(本)이 무엇인지, 또 그가 행하는 선(善)이 어떤 모습인지를 가늠케 하는 일화다.

그는 충북을 대표하는 건축가이자 기업인이다. 1975년 직원 한 명을 데리고 시작한 오선교건축사사무소는 16년만에 ㈜선건축사사무소 법인으로 성장했고, 1999년에 선엔지니어링으로 변신하며 충북은 물론 전국에서도 내로라하는 설계·감리·종합건설회사로 터를 잡았다.

임직원 수만 500명이 넘고, 매출 규모도 675억원을 넘어섰다.

청주시 자랑스러운 건설인상, 충북도 건축문화 발전 표창, CM(건설사업관리) 발전 유공 대통령 표창 등 성실한 사업 수행은 각종 표창에 이어 2017년에 금탑산업훈장으로 화답받았다.

그는 이처럼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밑거름은 충북도민들의 성원과 격려 덕분이라고 말한다.

지역과 도민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들을 기꺼이 나누고, 바쁜 회사 업무에도 봉사와 헌신으로 보답하는 연유다.

청주미래도시연구원 원장을 비롯해 충북도검도협회장, 충북도건축사회장, 한국건설감리협회 중앙회장 등 지역발전과 사회봉사 단체에 앞장서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1년 6월부터는 충북지역개발회 회장을 맡아 충북지역 현안 문제 해결은 물론 시민사회와 체육·문화·예술계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1969년 민간단체협의회로 출범한 충북지역개발회는 지역개발사업 지원은 물론 장학사업, 체육·문화예술 진흥사업, 상공진흥사업, 시민사회단체 진흥사업 등 다양한 재정 후원사업을 통해 지역발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개인적인 나눔 활동은 더욱 두드러진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자, 대한적십자사 레드크로스아너스클럽 회원이기도 하다.

본인 모교인 청주대는 물론 회사 직원들의 모교인 충북대 발전을 위해 5억원을 넘게 후원하고, 지역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수시로 기부금을 내놓는 등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만 20억원이 훌쩍 넘는다.

그가 어려운 이웃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애써 밝히지 않는 ‘은밀한 기부’도 적지 않을 것이란 게 지인들의 귀띔이다.

그도 태어나자마자 선친을 여의는 바람에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체득된 아픔과 시련’을 익히 알기에.

충남 보령 출신인 그는 한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건축가를 꿈꿨지만 일반대학 진학은 엄두도 내지 못할 형편이어서 대전공업전문학교 건축과 졸업후 한전 건축직으로 취업했다"고 회고한다.

회사를 다니던 중 청주대에 신설된 건축과 편입을 위해 충북지사 발령을 자청한 것이 청주와 연을 맺게 된 계기다. 이후 50년 정도 청주에 살고 있으니, 이제는 충북이 고향이고 충북사람이다. 아버지 묘소도 청주 낭성으로 모셨으니 천생 충북인이다.

그는 "제가 기업인으로 발을 내딛고 지금까지 성장하며 이제는 충북인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저를 가족처럼 보듬어주고 격려해준 충북도민들의 사랑과 성원 덕분"이라며 "늘 그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는 다짐을 가슴에 새기며 본(本)과 선(善)을 바탕으로 한 나눔과 봉사의 삶을 살고자 한다"고 말한다.

‘선을 행할 때는 항상 선을 베풀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라’는 톨스토이의 교훈은, 그가 실천해 온 헌신과 나눔과 봉사의 삶을 통해 충북 지역에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는 ‘충북인연가(忠北人戀歌)’로 흐드러지리라.

김동진 선임기자 ccj17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