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모 대전 서구청장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

세계시장은 ChatGPT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AI 경쟁의 서막이 올랐으며, 우리는 삶의 전반에서 디지털기기가 대중화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보여주는 현상 중 하나가 키오스크의 급성장이다. 최저임금의 상승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그 추세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공공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구청 민원실이나 동 행정복지센터도 행정서비스의 디지털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21세기 초부터 전자정부의 구현을 지향하며 정부24와 같은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원격으로 민원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온라인 민원행정서비스는 절차를 줄이고 속도를 높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전히 디지털 취약 계층에게는 적용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특히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세대가 있다. 대전 인구 전체의 13%를 차지하고 서구에만 5만 7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다.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해 ‘낀 세대’로 불리기도 하며, 디지털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과 잘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혼합된 세대다. 이러한 세대까지도 아우르며 온라인 민원 서비스의 단점을 일부 상쇄할 수 있는 것이 무인민원발급기다. 공인인증서나 절차가 복잡한 온라인 서비스와 달리 무인민원발급기는 지문만으로 발급이 가능하며, 오는 2월부터는 발급기 안내 도우미도 배치될 예정이라 업무처리가 어려울 시엔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시각·청각장애인용 키패드와 음성안내, 화면안내, 점자라벨 부착 등의 장애인 편의기능도 탑재돼 있다.

무인민원발급기는 동 행정복지센터나 구청, 시청 등의 공공기관에 설치되며 정부 10개 기관 122종의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다. 서구 홈페이지나 정부24 등의 사이트에서 현재 운영 중인 발급기 위치와 운영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서구는 현재 39대의 기기를 운영 중이며, 올해 4대를 추가 설치해 총 43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2023년 서구의 무인민원발급기는 21만 8,858건의 증명서류를 발급하며 열심히 일했다. 하루 평균 600건의 서류를 발급한 셈이다. 물론 향후 노년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확대해 디지털 취약계층의 단점을 보완해야 할 필요는 있다. 또한 보다 많은 발급기의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도록 제도와 환경을 개선해 민원 행정의 효율성을 더욱 높여야 할 것이다.

전자정부는 21세기 새로운 국가 운영의 패러다임 변화를 뒷받침하는 핵심적 과제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정부의 고객인 국민과 기업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실천수단이 될 수도 있다. 이제 우리는 행정업무의 기능적 전산화 수준에서 벗어나, 일하는 방식 개혁과 인식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때다. 일선 현장에서부터의 변화가 혁신을 가져올 터, 서구는 우리 삶 가까운 곳에서 작은 변화부터 선도하며 국가의 혁신에 역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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