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의 의미

김도환 문의구룡예술촌장

갑진년(甲辰年) 새해 새날에 대청호 인근에서 해맞이를 하였다. 오늘과 내일, 지난 1년과 새해의 구분이지만 모두의 마음가짐은 다르다. 선을 긋는 일(日)과 시간의 구분은 인간이 만든 척도에 불과하다. 자정에 1초를 사이에 두고 환희와 해를 보며 기원적 각오를 담는다. 아침공기는 차갑지만 눈은 빛나고 얼굴은 상기된 표정으로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은 같을 것이다.

정월의 새날이 1일 이듯 사물의 순서와 인간사 생각 또한 처음이 존재한다. 우리 삶의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다. 생각과 말과 행동의 앞에는 시초(始初)가 있고, 어떤 일이건 발단이 있음이다. 사람의 모든 판단의 구분 안에는 희망과 새로운 각오에 있다. 사고(思考)의 형태와 크기, 방법은 다를지라도 해맞이 인파의 가슴은 벅찬 뜀이 느껴진다.

우리가 가장 행복한 때는 ‘지금’이라고 한다. 저마다 기준과 감정은 다르지만, 지나간 과거와 다가올 미래는 시간의 전후에 불과하다. 현재 누리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 여겨진다. 양면성을 지닌 행복이지만 생각의 감성을 달리하며 지속적이고 즐거움을 찾는 인생을 꿈꾸며 새해를 맞는다.

새 각오와 부푼 꿈을 그린다. 그러나 그 결과의 평가와 점검을 통하여 매김을 한다면 다음 삶은 분명 향상될 것이다. 매해 새 다짐, 새 계획을 통하여 실행한다면 작년보다는 더 나은 인생의 참맛을 느낄 것이다. 매년 변화된 삶과 계획을 월별로 기획하는 과정은 나만의 방법론이다.

시작(始作)의 의미는 값지다. 문자의 의미는 ‘처음(始)을 만든다(作)’이다. 현재의 환경에서 목표는 다르지만 최종의 계획된 실행의 종점에 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처음에서 ‘다음’, ‘나중’, ‘내일’이라는 악마 같은 유혹 아닌 나태함에 시작을 잊는다. 엊그제까지 ‘늘’, ‘항상’이라는 열정의 날들이 점점 나태의 그늘로 변해간다. 해맞이의 기원은 퇴색하고 ‘잘’하자는 의미 또한 ‘포기’로 자기 합리화를 삼는다.

모두가 ‘나’를 잊는 현상을 ‘나와의 대화’를 통하여 점검하고 시작의 의미와 가치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생각이 없다면 행동도 없다. 잘 세워진 시작의 기점을 거슬러 실행의 단계로 각성한다면 나태함을 적극성으로 바꿀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시작과 끝의 성과에서 보람을 찾고 실행의 과정에서 희열과 사는 재미를 느낀다면 분명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새로운 것에 두려움을 갖지 말고 배움과 목표로 새 삶을 개척하라고 권하고 싶다. 겪어보지 못했던 다른 세계에서 여행하며 또 다른 여행지의 영역에서 맞을 가슴 뛰는 일을 위해 행동의 시작을 기획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