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희 청주시 하수정책과 주무관

요즘 시대 어린아이를 둔 맞벌이 직장생활 부모들의 공통적인 애로사항이 ‘육아’인 것을 누구도 부정하진 못한다. 나에게도 10살, 8살의 두 아이들이 있다. 부부에게 늘 고민이었던 ‘육아’의 빈자리는 다행히도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인근에 살고 계시는 시부모가 채워주신다.

11월의 어느 날이었다. 저녁식사 후,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고 있었는데 자전거를 타던 아이들은 맞은편에서 오는 할머니를 보고는 멈춰서 공손히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드렸다. 엄마인 내가 보기에도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것 같았다. 할머니는 방긋 웃으시고, ‘아이고 기특해라’ 하시며 1000원 한 장씩을 아이들 손에 쥐어 주셨다.

뒤늦게 상황을 안 나는 순간 아이들한테 돈을 받아 어르신께 드리려고 했지만, 아이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궁금해 지켜보았고 아이들은 "아니에요. 할머니 괜찮아요" 하면서 돈을 돌려 드리는 게 아닌가.

어릴 적부터 조부모와 함께 자란 아이들은 유난히 어르신들께 거부감이 없는 편이며, 특히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한 인사가 아니었기에 ‘문구점에서 유용할 1000원’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쳤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소한 행동이었지만 좋은 습관이 형성되어 있는 아이들에게 고마웠고, 앞으로 아이들에게 좋은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청렴’에 대한 설명과 함께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지방공무원법에는 성실의 의무, 복종의 의무 등 공무원으로서 기본적 의무가 명시되어 있으며, 특히, 그중 ‘청렴의 의무’는 개인적으로 ‘무엇이든 기본이 중요하고, 기본이 바로 서야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인생철학에서도 ‘청렴’과 관련된 굳은 의지를 볼 수 있다. ‘둔졸난충사(鈍拙難充使)’, ‘공렴원효성(公廉願效誠)’은 다산이 28세에 문과에 급제 후 자신의 각오를 잘 표현한 시이다. "자신이 무능해 임무수행에 어렵겠지만, ‘공정’과 ‘청렴’으로 충성을 다해 일을 완수하리라"는 뜻으로 평소 ‘겸손한 마음’과 더불어 ‘공정’과 ‘청렴’을 얼마나 중요시했는지 잘 알 수 있다. 청주시는 ‘부패 먼지 없는 청렴 청주’의 완성을 목표로 매월 ‘청렴의 날’ 운영, ‘반부패 청렴도 향상 교육’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청렴한 공무원의 자세 확립’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실천하고 있다.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모든 일에 공평무사’ 하는 것이 공무원의 기본인 만큼, 다산 선생의 각오를 되새기며, 모두 굳게 마음을 다잡아야 할 것 같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 바로 ‘청렴’, 우리 모두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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