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원장

퇴행성 질환을 대표하는 디스크와 협착증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다. 대부분 허리 통증이 발생하면 허리디스크부터 떠올리는 데 의외로 허리를 접질린다고 표현하는 요추염좌가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디스크 이외에 척추관협착증, 척추 불안정증 등과 같은 척추 질환들도 요통의 주요 원인이 된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이 척추 질환도 조기발견과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방치할 경우 시간적, 경제적 손실이 몇배로 커질 수 있다. 조기 발견 시에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허리통증을 방치해 만성 척추질환으로 번지게 되면 가장 먼저 보존적 치료,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고 효과가 없다면 수술적 치료를 시행 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방치해 신경 손상에 따른 하지 마비 증상, 마미총 증후군이 나타난 경우에는 수술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환자들은 간혹 ‘본인의 몸은 본인이 가장 잘 안다’면서 의사를 향해 "수술만 하려고 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의사로서 가장 속상한 부분이다. 척추질환의 수술적 치료는 척추치료의 최후 수단으로 질환의 원인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시간과 비용, 수술에 따른 통증, 마취에 대한 위험성 등을 동반하는 만큼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과거 전신마취 후 절개 때문에 내과적 질환이나 고령인 경우 수술도 제한됐으며 회복도 느려 위험성이 높았다.

최근에는 의학 기술 발전으로 척추내시경 수술이 등장하면서 이와 같은 점을 극복했고 대부분의 거의 모든 척추질환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신경 손상이 심하거나 일부 종양 질환 등은 절개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 및 주치의와의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실제 허리 통증으로 진료실을 찾은 환자의 통계를 살펴보면 전체 환자의 90%는 비수술적 보존적인 치료를 통해 회복이 가능한 반면 질환을 오래 방치했거나 급성 디스크 같은 경우 수술적 방법을 통해 치료가 됐다.

질환 및 통증부위 등을 세밀하게 보면 일반적으로 허리통증의 85~90%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비 특이적인 기계적 통증이다.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추간판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등의 신경근 압박 질환은 10% 미만이고, 골절, 감염, 종양, 내과적 질환 등 심각한 질환은 2% 미만이다.

신경근 압박 질환 중에서 추간판 탈출증은 1~3개월 이내 60~80%의 환자가 증상이 호전되며, 6개월 이내에 90% 환자가 호전된다. 척추관 협착증도 1~3개월 이내에는 10% 정도만 증상이 호전되지만 1년안에는 20% 환자가 호전된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는데 허리가 불편하고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이틀 이상이라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전문의와 상담하고 허리의 상태를 육안으로 볼 수 있게 검사를 해본 뒤 물리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와 같이 비수술적 요법으로 치료하게 되면 완치되는 90%안에 속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평생을 써온 허리를 앞으로 자주 점검 하고, 바르지 못한 생활 습관을 개선한다면 허리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경제적 손실로부터도 자유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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