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환 문의구룡예술촌장

2023 계묘년(癸卯年)을 마무리하는 매듭달력이 겨울나무의 마지막 잎새처럼 달랑 낱장을 남기고 있다.

가을과 초겨울의 계절에 유독 많은 행사와 모임이 있다. 매듭달 12월에는 계획을 마감하고 성과를 자축하며 마무리하는 송년모임이 많다. 매년 우리의 삶은 모든 것이 계획과 실행의 범위에서 구분만 다를 뿐 회전한다. 그러나 그 속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찾았던 유익한 한 해 였던가 자문해본다.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에는 근원적인 물음인 ‘나는 누구인가’에서 시작하여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답으로 그때그때 마무리가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그 물음은 본래 모습을 잃지 않는 중요한 자각(自覺)이라고 정의한다. 누구나 1월 처음의 시작은 꿈과 열정이 가득하고 의욕적이다. 그러나 달이 갈수록 침체와 포기의 이유를 들어 12월의 마무리를 하지 못한다.

그래서 매년 초 기획을 설계하고 정리된 계획으로 실행과 점검으로 매년 삶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나 단체, 개개인 또한 다르지 않고 똑같다.

그러나 이끄는 수장과 개인의 역량에 따라 그 성과는 번성과 퇴보로 남는다. 계획된 목표의 설정과 전략적 실행의 전후에는 협력과 노력이 있다. 상호 본분과 의무를 다하고 매듭달의 마무리와 함께 자축할 필요가 있다. 끝은 좋은 출발을 위한 준비와 새로운 출발의 연결지점이다. 올 해도 변함없는 마무리와 출발점의 기로에서 마음가짐의 기획을 해야한다.

최근 월초에 글쓰기와 책내기 모임에서 12월 종강이 있었다. 종강의 또 다른 의미는 내일의 진보된 나의 계획 세움이다. 올해보다 나은 성숙한 삶을 위하여 새로운 배움과 실천에서 나를 존중하는 기회이다. ‘리스펙(Respect)’이라는 단어에 맞게 사회적으로 좋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기 존중과 타자 존중이 곧 삶의 원리와 상생의 이념이다. ‘리타이어(Retire)’는 은퇴의 의미도 있지만, 새로운 원동력을 다시 찾는다는 좋은 뜻이다. 나를 재발견하고 가능성에 도전하며 꿈과 비젼을 세워 새 삶으로 전환할 기회가 곧 오늘이며 내일이다.

은퇴와 퇴직 후에 배움으로 새로운 지식을 찾고 열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시대이다. 그 분들이 글쓰기의 배움으로 책을 내는 과정과 모임에서 무척 행복하였다고 종강 소감을 말했다.

목표의 실행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법은 나눔의 미학과 배려의 역할로 좋은 인연으로 함께한다는 마음이다. 즉, 오늘이라는 매일의 하루가 소중하고 행복한 날이었다고 한다. 매일의 행복한 날이 모여 오늘이라는 축복과 자긍심을 가졌다고 하였다.

매듭달이 주는 의미와 12달의 근거는 지구가 공전하는 주기와 월령 주기의 조화이다.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에 모두가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성어로 감회를 대신한다.

누구나 갖는 하루와 우리 삶 속에서 풍요롭고 행복감을 갖는다면 많은 일, 많은 어려운 사건이 의미가 없다고 본다. 현대는 첨단의 이기와 풍성한 물질적 경제 속에서 세대별로 다르게 행복감이 나타난다. 그러나 그 척도는 각자의 관점과 기준이 다르다. 시대상에서 느끼는 하루하루가 행복감을 갖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좋을 뿐이다.

‘12월은 사랑의 계절’이라고 한다. 잊고 지냈던 분들과 존재를 확인하며 감사와 축복을 주는 사랑을 나누는 맺음을 가지는 달이다. 2024년에는 더 좋은 계획으로 노력과 열정을 통하여 새롭게 내년을 맞았으면 좋겠다.

긍정의 삶으로 나를 향상시키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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