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현 청주서원구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굳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그럴싸하고 전문적인 용어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없어도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기술들을 통해 그 개념을 생활 속에서 체득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기술들은 자동차, TV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구현되고 있지만 우리에게 가장 보편적이고, 접근성이 높은 매체는 스마트폰일 것이다. 그만큼 스마트폰은 우리 삶에 편리함과 유용함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우리 삶에 윤택함만을 주었는가를 자문해보면 그렇다고 선뜻 답하긴 어렵다.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우리 사회에, 나아가 전 지구적인 소통을 가져다줄 것 같았던 스마트폰은 오히려 그 자체가 또다른 시공간의 한계가 되어 우리사회의 새로운 단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소통의 창구로 설계된 SNS를 할수록 오히려 외로움을 겪는다는 심리학적 표현이 이 새로운 단절에 대한 하나의 예일 것이다. 이러한 모순적 상황 속에서 새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생산성과 효율성만이 강조된 도구적 이성만이 지배하는 차가운 사회로 전망한 막스 베버(Max Weber)가 떠오른다.

하지만 나는 베버가 차갑고 우울한 사회를 바랬기보단 우리 사회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며 당시의 정치인, 지식인에게 또 지금의 우리에게 경고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손으로 만든 물질적 풍요에 파묻혀 숨 막히지 않도록 비판적 이성을 통해 성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의 활용 역시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자체는 나쁘지 않다. 우리 스스로가 그것을 통제하지 못할 때, 성찰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의 긍정적인 부분을 보다 부각하여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으로서 제시하고 싶은 활용 방법은 바로 온라인투표다. 투표는 이미 아파트 동대표 선출, 학생자치회 선출 등 생활 속 민주주의로 우리 삶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선거일이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고 다양한 법적·제도적 방법을 통해 투표라는 권리 행사를 뒷받침하고 있는 공직선거와 달리, 생활 속 투표는 생업 등 다양한 이유로 투표에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게 바로 스마트폰과 PC를 활용한 온라인투표시스템이다. 온라인투표시스템은 시공간 제약의 한계 극복이라는 스마트폰이 갖는 장점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활용이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리·운영하고 있는 온라인투표시스템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까지 접목시켜 보안성 측면에서도 신뢰할 수 있다.

오는 6일 실시되는 제20대 청주교육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선거 역시 온라인투표시스템으로 실시된다. 온라인투표를 통해 출장 중인 교직원 또는 공강으로 학교에 올 필요가 없는 학생들도 정해진 투표시간이라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소중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총장임용후보자선거는 공직선거가 아니지만, 대학의 자율성 보장과 민주주의 가치의 실현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또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및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청주시서원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사무를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다. 지식의 산실인 대학의 장을 뽑는 선거인 만큼 선의의 경쟁 속에서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아름다운 선거가 되기를 바라며, 선거인들 역시 본인의 소중한 권리를 적극 행사하는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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