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열 리젠정형외과 원장

10대가 무릎이 아프면 어른들은 "아이가 무슨 무릎 통증이야" 라고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곤 합니다. 하지만 무릎을 움직일 때 갑자기 발생한 통증에 대하여는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10대에게서도 원판형 반월상연골 기형으로 인한 연골파열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무릎의 물렁뼈, ‘반월상연골’은 사실 반달 모양이 아닌 초승달 모양으로 무릎뼈의 가장자리에서 쿠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바깥쪽에 있는 반월상연골이 정말 반달처럼 생긴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생긴 연골을 ‘원판형 반월상연골 기형’이라고 부릅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발병률이 약 0.5~1% 가량으로 낮아 기형으로 분류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0% 가량 되어 기형이라 하기엔 사실상 곧잘 발견되는 연골 모양입니다. 이러한 원판형 반달 연골은 정상적인 초승달 모양의 반달 연골에 비하여 조직들(콜라겐)이 약하여 찢어지기 쉬우며 상대적으로 주변 인대에 붙어 있는 힘이 약하여 움직임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릎이 살짝 좌우로 꺾인 상태에서 굽히거나 펴는 동작, 축구나 농구처럼 무릎을 비트는 피벗 동작(pivot) 등으로 인해 찢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판형 반월상연골 기형은 대부분 파열 없이 일시적인 불편감이나 ‘뚝뚝’거리는 소리를 유발하곤 하지만 한번 파열이 발생하면 심한 통증과 무릎의 걸림 증상이 발생합니다. 원판형 반월상연골 기형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진 않습니다.

쪼그려 앉는 자세나 심한 피벗 동작의 스포츠는 가급적 피하며 무릎을 이완시켜주는 스트레칭, 무릎 주변 근력 강화 등을 통하여 성장기를 잘 보내면 무릎을 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파열이 발생하였을 때는 관절경을 통한 수술적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열 양상을 먼저 MRI를 통하여 확인한 후 파열의 모양, 위치, 통증 발생 기간에 따라 연골 봉합술, 연골 절제술, 연골 아전 절제술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파열 상이 광범위 하거나 오래 방치되어 재생력이 없는 경우 연골 아전 절제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반월상연골을 거의 다 제거하게 되므로 반월상연골 이식술까지 시행해 줘야 추후 급격한 관절염의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어린 친구들의 무릎 통증은 심한 외상이 아니면 별다른 이상은 없을 것이란 생각에 종종 무시되곤 합니다. 실제로 반월상연골의 파열 크기가 작다면 시간이 지나 통증이 감소해 어느 정도 견딜 만하게 되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합니다.

모든 급격한 통증에는 원인이 있습니다. 단순히 "꾀병 아니야?", "그냥 접질린 것 아니야?" 라고 덮어두지 마시고 정형외과에 내원하셔서 마음 편하게 진료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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