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호 한국가스기술공사 에너지사업본부장

수소 사회는 기존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하해 공해 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사회다. 국가적 수소 산업의 확대는 수소경제의 조기 실현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따라서 대용량 수소를 산업 전반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체수소 기반 인프라에서 액화수소 기반 인프라로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현재 국내에서 상용화된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방식은 고압 기체 형태다. 이러한 방식은 수소저장용기 내에 수소를 최대한 많이 저장하기 위해 높은 압력으로 가압하는데, 압력이 높아 질수로 용기의 두께가 두꺼워져 무게가 증가하게 된다. 이는 질량효율을 떨어뜨려 저장량의 한계를 나타낸다. 이외에도 기체 수소충전소는 압축기, 다수의 수소저장용기 등의 높은 설비비용과 이를 위한 넓은 부지가 필요해 초기비용이 많이 들고, 압력 유지 등의 문제로 인해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이는 향후 수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체 수소를 영하 253oC까지 냉각시키면 액화수소가 된다. 액화수소가 되면 기체수소일 때 대비 부피가 1/800으로 감소돼 동일한 압력에서 기체수소 대비 800배의 체적에너지 밀도를 가진다, 즉 동일한 저장 공간에서 대용량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기체수소 0.3 g/L, 액체수소 70.8 g/L). 그리고 액화 수소 충전소의 경우 압축기와 같은 고비용 장비의 축소로 설비 비용이 줄어들고 동일 용량의 수소를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또 액화수소는 대기압에서 저장이 가능해 안정성 측면에서 아주 큰 장점이 있다. 이런 우수한 특성 때문에 액화수소는 우주발사체, 잠수함 등의 연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미국, 일본은 액화수소 관련 설비 및 기술을 수출 금지 품목까지 분류해 관리 중이다. 향후에는 드론, 항공기 연료로의 확장 가능성이 높아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물질이다.

우리 정부도 수소의 대량 저장·공급을 위한 액화수소 보급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국가 수소경제 추진 정책 비전 및 방향을 설정한 이후 2020년 7월 ‘제1차 수소경제위원회’와 2021년 11월 ‘제1차 수소경제이행 기본계획’에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내 액화수소인프라 구축계획을 밝혔다. 올해 하반기부터 울산(연 1만 3000톤), 창원 (연 1650톤), 인천 (연 3만톤)에서 액화수소를 생산해 2025년까지 액화수소충전소 40기를 구축, 수소 모빌리티용 연료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 정부는 원활한 액체수소충전소의 활용을 위해 수소차 구매보조금 및 지원금 제도를 활용해 수소의 수요 인프라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미국, 유럽 등 해외와 달리 액화수소 불모지였던 국내에서 액화수소 생산을 필두로, 액화수소충전소 건립 및 운용은 수소 모빌리티 확장에 탄력을 받을 것을 기대한다. 액화수소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 선도적 보급은 국내 수소경제 조기 구축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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