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상 청주시체육회 사무국장

지난주 처서가 지났는데도 아직도 한낮에는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뜩이나 무더위에 지친 일상도 버거운데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묻지마 살인, 테러, 살인예고 등을 접하다 보니 외출하기가 꺼려지고 밖에서도 사방 경계를 하면서 걸어야 하는 군인시절의 수색대원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전철역, 백화점, 도로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잇단 흉악범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백주대낮에 그것도 수도 서울의 야산 등산로 인근에서 30대 여성을 흉기로 가격하고 성폭행까지 하여 살해했다 하니 치안행정 만큼은 세계 최강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보며 불안감을 넘어 공포감이 확산되어 가고 있다. 가해자 30대 남성은 사회와 단절된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였다고 한다. 은둔형 외톨이는 성장기부터 장시간에 걸쳐 누적되어온 것으로 고립이 길어지면서 정신건강이 악화되고 범죄적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우리사회가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련의 범죄는 경찰과 사법당국의 물리적인 치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는 어려서부터 가정교육, 소위 밥상머리 교육에서부터 생각해야 한다. 정부의 저 출산 정책 이전의 다자녀 시절에는 형제간에 다툼이 있으면 누구인가는 중재를 하는 부모형제가 있었다. 그 속에서 성숙에 필요한 정서적 안정과 사회규범을 체득할 수 있었고 칭찬과 잘잘못의 규범을 가르치는 곳이 가정이었다면 핵가족화의 저 출산 시대에는 자신의 아이가 밖에 나가서 기죽으면 안 된다는 사고방식의 교육으로 인해 자기주장을 외치는 것이 당연시되고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이기적인 사고방식의 교육이 오늘의 아픈 현실이 되어 버렸다. 어려서부터 남을 배려하고 대의를 위해서는 손해도 좀 볼 줄 알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교육했어야 했다.

학교교육이 타인에 대한 존중, 관용과 겸손, 배려와 같은 인간됨의 기본을 가르쳐야 하지만 오로지 입시를 위한 교육에만 매몰되다 보니 인성교육에 많이 소홀했다. 올바르게 가르쳐야할 교사들은 학생과 학부모의 압력에 굴복하여 자살까지 하는 형국에 이르렀으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하루속히 교권과 학생인권이 양립하는 인간성 회복을 위한 개혁으로 교육정상화가 이루어 져야 한다. 흔히 젊어서는 꿈을 먹고 살고 늙어서는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한다. ‘파란 마음, 하얀 마음’의 동요 가사처럼 나이 들어서도 좋은 추억을 많이 먹을 수 있도록 순수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가정에서 학교에서 많이 만들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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