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연 천안희망초등학교 교장

올해 들어 굵직한 사건들이 터지고 있다. 교육과 관련된 사건, 흉기를 휘두르며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사건 등등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 사람들이 어떻게 저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분노를 느낄 것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분노도 있지만 사건의 본질과는 다르게 겉모습만 보고 분노하는 때도 있다.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해 벌어지는 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정도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분노가 지배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심각하다는 생각이 든다.

분노는 우리 신체에 가해진 반응으로서의 감정이 아니라, 어떤 관념에 사로잡혀 있을 때 일어나는 감정이라고 한다. 관념이 없다면 분노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분노는 인간이 언제나 관념을 향해있고 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증거가 되는 감정인 것이다. 만약 한 사회가 분노로 넘쳐나고 있으며, 그 분노가 만성화되어 있고, 심심하지 않게 분노가 폭발하듯 터져 나온다면, 문제는 그 사회의 관념에서 찾아야 한다고 한다.

사람들은 어떤 관념 때문에 분노하고 있는 것인가? 현재의 어떠한 삶이 불안정하기에 분노를 느끼는 것인가? 학자들은 자기 행복이 보장되어 있지 않기에 불안해 분노를 느끼게 되기도 하고, 스트레스와 같이 분노를 유발하게 하는 현대인의 삶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개개인의 자기 삶과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이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올바른 방향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를 이끌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분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자기 삶의 문제에서 출발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분노 사회에서 벗어나는 길은 결국 개개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자기 삶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올바른 관념을 갖고 자신을 성찰하면서 사회에 동참할 때 비로소 사회 또한 정상적인 변화를 하고 계속 유지해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속에서 살아가길 바라고 있다.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은 공정과 정의를 배우고 익히며 실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교육을 통해 의식 수준을 향상하며, 이런 아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하면 국민의 의식 수준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이처럼 교육을 통해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이 의식을 바꿔 나간다면 이 사회도 바람직한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

학교 교육만큼은 분노의 굴레에서 벗어나 사랑의 모습으로 변화하길 기대해 본다. 무엇인가 화가 가득한 듯이 주먹을 쥐고 있는 사람들, 운전만 하면 늑대의 가면을 쓴 듯 클랙슨을 누르며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과 같은 모습보다는 ‘분노는 내려놓고 사랑을 취하라’고 하는 박주정 작가의 외침처럼 학교에서는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며 포용하는 아름다운 문화 속에서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다. 분노 없는 교육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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