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2015년부터 12억 5376만원 투입… 올해 4000마리 계획
총실적의 76% 지난해 로드킬수와 맞먹어… 개체수 감소취지 무색
효과성 분석위한 전체현황 등 자료전무… "주먹구구식 정책" 비판

길고양이 [촬영 홍준석] 사진=연합뉴스.
길고양이 [촬영 홍준석]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청주시가 길고양이의 무분별한 증가를 막기 위해 중성화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밑 빠진 독의 물 붓기의 모양새다. 길고양이의 전체 현황 등 세부적인 내용을 확인한 뒤 정책을 진행해 혈세 낭비 등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청주시에 따르면 길고양이 중성화(TNR) 사업은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길고양이의 개체수 증가에 따른 민원을 해소하고 인도적인 개체수 조절로 위생적인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TNR 사업은 올해 4억원, 지난해 3억 7600만원, 2021년 1억 2270만원 등의 예산이 세워졌으며 2015년부터 현재까지 총 12억 5376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 사업으로 중성화한 길고양이는 2015~2022년 5709마리이며 올해는 4000마리를 계획하고 실행 중이다.

그러나 사업의 효과성을 분석하기 위한 길고양이 전체 현황 등의 자료는 시에 전무한 상태다. 이에 따라 주먹구구식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길고양이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은 사업을 시행한 지 9년째를 맞고 있지만 줄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빈번해진 고양이 로드킬 등의 위험으로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실정이다.

청주시 교통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로드킬을 당한 고양이가 4145마리로 조사돼 가장 많았으며 2위인 고라니 2888마리와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로드킬을 당한 고양이 수는 시가 2015~2022년 중성화사업을 진행한 총 실적의 76.2%에 달해 사업의 효과성도 의심되고 있다. 사업에도 불구하고 개체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에 지난해 국민신문고, 방문 등 고양이 관련 민원은 74건으로 집계됐지만 실제 신고는 이보다 더 많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공식적인 고양이 관련 생활 불편 민원이 74건으로 집계된 것이고 전화 등으로 꾸준히 민원이 계속 발생되고 있지만 이는 집계를 하고 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거주하는 A(43·여) 씨는 "야간에 운전을 하다 고양이가 튀어나와서 깜짝 놀라 핸들을 돌려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고양이를 좋아해 동네에 있는 것은 큰 문제를 삼지 않았는데 안전까지 위협하는 것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주시 관계자는 "고양이의 경우 번식이 빨라 억제하는데 전국적으로 애로사항이 있다"며 "청주 내 전체 길고양이 마리 수 등 중성화사업에 필요한 연구용역을 검토하고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사례 등을 벤치마킹해 시민들이 불편이나 안전에 위협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이를 좋아하는 캣맘과 불편을 겪는 시민과 마찰을 겪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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