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교육청-충청투데이 공동캠페인 충남형 학교공간혁신 감성꿈틀사업]
학교 사용자 대상 설문 통해 의견 수렴
도서관·대 강의실 재구조화 진행 결정
북적북적 도서관 계단식 벤치 배치
칸막이 책상 등 스터디 카페 공간 마련
학생 미이용 시간엔 마을주민 대상 수업
아트클래스 폴딩도어 활용 공간 구성
눈이 뜨는 클래스, 음악·미술 수업 진행
몽실 연습실, 밴드 연습·공연 이뤄져

▲ 신양중학교 학생들이 학교공간혁신을 위한 사용자 참여 설계 수업을 하고 있다. 충남교육청 제공
▲ 신양중학교 학생들이 학교공간혁신으로 새롭게 탄생한 대 강의실 ‘아트클래스’에서 밴드 연주를 하고 있다. 충남교육청 제공
▲ 신양중학교 학생들이 학교공간혁신으로 새롭게 탄생한 ‘북적북적’ 도서관에서 독서를 하고 있다. 충남교육청 제공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미래 인재 양성이 시대적 과제로 부상하면서 학교도 미래형 교육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에 맞춰 충남교육청은 ‘감성꿈틀’이라는 이름의 학교공간혁신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학교공간혁신은 미래교육에 대응한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기존에 분절적으로 이뤄지던 학교 시설 공사를 교실 또는 영역 단위로 통합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또 학생이 직접 학교공간 설계 작업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민주적 의사소통 및 의사결정 역량을 향상하는 교육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평등교육 실현을 위해 누구에게나 미래 인재로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도 학교공간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충청투데이는 충남형 학교공간혁신 사업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신양중학교는 충남 예산군 신양면에 위치한 중학교로 1956년 개교했다. 신양중은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자치활동, 마을교육, 사제동행, 진로교육, 다문화교육, 참학력 교육과정 설계 등 ‘세계시민으로 더불어 성장하는 꿈의 학교’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의 주체성을 기르고, 미래사회에 필요한 창의인재 육성 교육이 가능한 교육환경을 만들고자 감성꿈틀 사업에 지원했다.

신양중의 감성꿈틀 사업은 학교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진행됐다. 학교 사용자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그 결과 도서관, 대 강의실을 선정했다. 도서관은 학생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이 함께 사용하는 화합과 소통의 공간으로, 대 강의실은 폴딩도어를 활용해 가변성이 돋보이는 다목적 공간 및 복합 예술 공간으로 재구조화하기로 했다.

◆교육공동체가 함께 그린 미래

사용자 참여 설계 수업은 공간 이해하기. 공간 탐험하기, 공간 상상하기, 공간 표현하기 순서로 진행됐다.

1차시 공간 이해하기 수업에서는 학교 공간에 대한 학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추억이 있는 공간,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 불편한 공간, 변화가 필요한 공간으로 나눠 적고 발표를 통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2차시 공간 탐험하기 수업에서는 미래 공간의 특징, 인사이트 투어에서의 인상 깊은 공간과 장단점, 개선점 찾기로 구분 후 발표를 통해 의견을 나눴다. 3차시 공간 상상하기 수업에서는 안전 요소, 디자인 요소, 공간의 특징, 하고 싶은 활동으로 구분해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4차시 공간 표현하기 수업에서는 모눈종이에 공간의 구조, 가구 배치 등을 그리고 채색해 공간의 분위기나 가구의 색깔 등을 표현했다.

이러한 사용자 참여 설계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도서관을 카페처럼 은은한 분위기에서 휴식 및 독서를 할 수 있게 꾸미고, 자습이나 휴식을 위해 도서관 밖에 테라스도 따로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대 강의실에는 밴드 연습 공간, 공연, 노래방 등의 시설이 생겼다고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학생들의 의견 및 디자인을 바탕으로 학부모와 교사들이 모여 바뀔 공간에 필요한 구성물, 원하는 활동, 분위기, 보호자가 생각하는 공간으로 구분해서 생각을 공유했다. 학부모가 희망하는 도서관은 편안하고 개방된 분위기, 스터디 및 토론이 가능한 공간, 야외테라스 설치 등이었다.

대 강의실에 대해선 음악·미술·기타 예술 활동을 수시로 할 수 있는 공간, 밝은 분위기, 음향시설, 스크린 설치, 다목적 공간 활용 등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후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바탕으로 전문가와 디자인 워크숍을 두 차례 거쳤고, 신양중은 최종적으로 북적북적 도서관과 아트클래스가 탄생했다.

◆스터디 카페형 도서관 ‘북적북적’

북적북적 도서관은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든 공간이다.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계단식 벤치와 좌식형 공간을 갖춰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계단식 벤치 맞은편에는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함으로써 학생들의 회의와 교과 활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한 스터디 카페형 공간은 칸막이 책상, 공용책상, 좌식 책상을 두어서 학생 개인의 선호에 맞게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도서관 외부에는 테라스를 조성해서 마을 주민과 학생들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이러한 공간에서 학생들은 점심시간에 계단형 벤치에서 편하게 책을 읽거나 스터디 카페형 공간에서 스스로 공부를 한다.

학생들이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는 마을 주민이 모여 공예수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사람이 북적북적 도서관을 이용함으로써 학교 분위기가 밝아지고 있다.

◆꿈과 끼를 펼치는 대 강의실 ‘아트클래스’

대 강의실인 아트클래스는 학생들의 끼를 펼치고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폴딩도어를 이용해 ‘눈이 뜨는 클래스’, ‘몽실 연습실’, ‘아트클래스’로 구성했다. 눈이 뜨는 클래스는 음악 수업 교구와 미술 수업 교구를 한 공간에 배치해 음악과 미술 수업 모두 진행할 수 있도록 공간의 활용성을 높였다.

교실의 한쪽 벽면도 폴딩도어로 분리해 교과 시간에는 수업을 진행하고 수업 이외의 시간에는 학생들의 밴드 연습실로 활용한다. 몽실 연습실은 밴드 연습과 밴드 공연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양쪽 폴딩도어를 모두 개방해 전시를 하는 등 가변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아트클래스에서는 2개의 노래방 공간을 만들어 보컬 연습 또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한쪽 벽면에는 다양한 악기를 수납할 수 있도록 수납장도 제작했다.

아트클래스에서는 다양한 학생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학생들이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밴드공연, 악기 연습 등 끼를 펼치고 있다. 또 꿈 사다리 활동, UCC 제작 발표회 등 교과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활동 및 체험이 이뤄지다. 신양중 교육공동체는 이번 공간혁신을 통해 아트클래스가 양질의 교육활동을 즐기는 장으로 탈바꿈했다고 느끼고 있다.

◆창의적·미래지향적, 살아 있는 학교 만든 신양중

감성꿈틀 사업을 통해 신양중은 학교 공간이 가르침의 수업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소통의 공간도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공간 구성 과정은 학생과 학부모의 참여로 딱딱한 건물에서 살아 움직이는 공간으로 숨을 불어넣은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우리의 아이디어가 반영돼 놀랍고 친구들과 공간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학교에 대한 애착이 더 늘어났어요.", "새로운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친구들이랑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신나요"라고 말하며 행복감과 기대감을 나타냈다.

교사들은 "새로운 공간을 만들기 위한 협의 과정 그 자체가 학생들의 자발적이며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교육의 시간이었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 지역 주민과 공간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학교 교육에 대한 학부모와 지역 주민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방법을 보였고, 이를 통해 ‘온 마을이 학생을 키운다’는 교육 공동체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했다.

공간구조를 함께 고민하면서 자기주도적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고 만들어진 공간을 함께 사용하면서 관계의 어우러짐을 체험적으로 배우는 모습을 통해 다변화하는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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