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옆 에어컨 덕트 위치 불편
좌석 앉은 승객 일어서야 가능
운행중인 차 안에서 기립 위험
시 "운행업체와 개선방안 모색"

▲ 청주와 증평을 오가는 105번 급행버스의 하차벨이 높게 설치돼 승객들이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장예린 기자

[충청투데이 장예린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6시경 청주를 출발해 증평에 도착하는 105번 급행버스에 올랐다.

이미 70대 노인부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1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타고 있었다.

내수읍에 도착하기 전 다음 정거장 하차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스피커에서 나오자 버스 앞쪽에 앉아있던 6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일어나 하차벨을 누르려 했다.

하지만 손이 닿지 않았고 이 남성은 정거장을 지나칠까 걱정이 됐던지 벨을 누르려 안간힘을 쓴 후에야 겨우 성공했다.

이 버스의 하차벨은 성인도 좌석에서 일어서서 눌러야 할 정도로 위치가 높다. 광명시에서 출장 차 청주를 자주 방문한다는 A 씨는 높게 설치된 하차 벨을 보며 "어느 자리에서든 쉽게 벨을 누를 수 있는 다른 버스와 달리 이 버스는 일어나서 벨을 눌러야해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수의 승객들이 이용하는 시내버스의 하차벨은 창문과 창문사이 필러 부분에 위치해 좌석에 앉은 승객들이 일어서지 않고도 쉽게 누를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하차문 손잡이에도 벨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청주~증평을 오가는 105번 급행버스의 하차벨은 천장 옆 에어컨 덕트에 있어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통학을 위해 105번 급행버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고등학생 박모(19) 군은 "제 키가 173㎝인데 하차벨이 너무 높아 앉아서는 누를 수 없다"면서 "이 버스처럼 높은 위치의 벨은 본 적이 없다. 예전에 일어나서 벨을 누르려다 넘어질 번한 아찔한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승객 B 씨는 "벨을 왜 저렇게 높게 설치했는지 의문"이라며 "높게 설치된 하차벨 때문에 키가 작은 어린이나 노약자는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승객들이 하차벨을 누르려는 모습을 보면서 ‘버스 운행 중에는 절대로 일어나지 마세요’라는 차량 내부 안내문이 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행버스는 명칭 그대로 시내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속이어서 주행 중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다.

지난해 1월부터 운행한 이 105번 급행버스는 청주시 석판종점∼시외버스터미널~상당공원~증평 형석중·고등학교를 오간다. 정류장은 22곳에 불과하다. 502번도 급행버스인데 같은 회사에서 제작한 차량 11대가 투입됐다.

청주시 관계자는 "105번과 502번 급행버스 벨 위치에 대한 민원이 종종 들어오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버스 하차벨의 부착 기준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운행업체와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예린 기자 yerinis683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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