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국내 남성암 발생률 3위
나이 중요…60~70대서 흔히 발생
서구화된 식습관 전립선암 가능성
초기 검사과정서 발견되는 경우 多
요도까지 침범 땐 소변 가늘어지기도
심해지면 옆구리 통증·마비 등 발생
가족력 있다면 조기검진 받는 것 중요
도움말=홍정희 단국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기관으로 정액을 만들어내고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소변이 방광에서 요도로 지나가는 통로를 둘러싸고 있어서 전립선에 문제가 생기면 소변을 보거나 정액이 나올 때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전립선암이란 전립선에 암세포가 생긴 것으로, 미국이나 서구 유럽에서는 남성암 중에서 발생률 1위이며 사망률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립선암 발생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가암등록통계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 1만 6815명의 새로운 환자가 진단돼 남성암 중에서 3위로 흔하게 발견되고 있다.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전립선암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홍정희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 전립선암의 원인은?

전립선암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나이는 전립선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다. 전립선암은 40세 이하에서는 매우 드물지만 50대 이후로 점진적으로 증가해 60~70대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둘째, 서구화된 식습관이다.

동물성 지방이 많은 육류를 장기간 섭취하게 되면 전립선암 발생에 중요한 남성호르몬 생성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면서 전립선암을 유발할 수 있다. 셋째, 인종인데 서양인에서 특히 전립선암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제암연구소에서 발표한 2020년 암발생 국제 비교자료에 의하면 일본에서도 전립선암이 남성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하는 등 우리나라도 이러한 추세를 뒤따라갈 것으로 생각된다. 그 외에도 가족력 등이 언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립선암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는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식생활 습관이 서구화되어 자연 발생률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조기 검진을 통해 전립선암이 발견되는 환자가 늘어난 것도 또 다른 이유가 되겠다

◆ 전립선암의 증상은?

전립선암은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부위보다는 전립선의 가장자리 부분에서 주로 발생한다. 암이 요도를 누를 정도로 커지기 전까지 암으로 인한 증상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기에는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검사 과정 중에 우연히 전립선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그러나 암이 전립선 안쪽 요도까지 자라거나 정액이 나오는 입구를 막게 되면 소변이 가늘어지고 자주 보게 되며 심할 경우 소변을 못 보는 경우도 생길 수 있고 소변이나 정액에서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또 암이 더 진행되면 림프절, 골반이나 척추 뼈로 전이가 일어나는데 옆구리 통증, 뼈 전이 부위 통증, 골절, 척수압박에 의한 마비 증상 등이 나타나게 된다.

◆ 전립선암의 진단은?

전립선암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야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에 전립선암을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검사로는 혈액검사인 전립선특이항원검사 (prostate-specific antigen; PSA)와 전립선을 만져보는 직장수지검사가 있다. PSA 수치가 3.0~4.0ng/㎖ 이상으로 높거나 직장수지검사에서 전립선에 단단한 결절이 만져지는 경우 전립선조직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립선조직검사는 초음파로 전립선을 보면서 가느다란 침으로 12군데 검체를 채취해 병리 검사를 하는 방법으로 전립선암 확진에 필수적인 검사이다.

요즘은 전립선 MRI를 미리 시행해 비정상 전립선 부위를 영상으로 확인한 뒤 조직검사의 정확도를 더 높이려는 시도가 이뤄지기도 한다.

전립선조직검사에서 최종적으로 암으로 확인된 경우에는 전립선 MRI, 복부 CT, 뼈 스캔 검사를 추가적으로 시행해 위험 등급 및 임상 병기를 설정하게 된다.

◆ 전립선암 치료는?

전립선암의 치료는 병의 진행 단계에 따라 능동적 감시, 수술,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이 있다.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환자의 전립선암 위험 등급 및 임상 병기를 기준으로 나이와 건강 상태 등 여러 요소들을 두루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

1. 국소 전립선암

암이 전립선 바깥으로 퍼지지 않은 경우 고려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능동적 감시, 수술, 방사선치료가 있다. 능동적 감시는 암이 진행되거나 변화를 보이지 않는 이상 치료를 보류하고 적극적으로 감시하는 방법이다. 대개 암이 아주 작은 부위에 국한돼 있고 분화도가 좋은 경우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완치 목적으로 국소 전립선암 치료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다.

수술 방법은 개복술, 로봇보조 복강경 수술로 분류할 수 있으며 국내에도 로봇이 도입돼 많은 기관에서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심각한 동반 질환으로 수술받기 어려운 경우나 수술을 거부하는 경우 방사선치료가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으며 대개 7~8주 정도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

2. 국소진행 전립선암

암이 전립선 바깥으로 퍼졌으나 다른 부위로 전이가 되지 않은 경우 단독 요법보다는 병합요법이 필요하다. 방사선치료와 호르몬치료 병행 요법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수술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3. 전이 전립선암

반면에 암이 뼈나 다른 곳으로 전이된 경우에는 호르몬치료를 시작한다.

호르몬치료는 남성호르몬을 차단해서 암의 증식을 억제하는 방법인데 이 치료법은 암의 진행을 더디게 하고 암으로 인한 증상 완화에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이들 중 많은 수의 환자들이 호르몬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거세저항 전립선암 상태로 빠지게 돼 2차 호르몬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을 시행하는 데 이 경우에는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졌다.

◆ 전립선암 수술의 부작용은?

전립선암 수술 후에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자기도 모르게 소변이 새는 요실금과 발기부전이 있다. 전립선이 방광 바로 밑에 있고 요도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전립선 전체를 제거하게 되면 수술 후 초기에는 소변을 조절하지 못해 요실금 증상을 보인다.

약물 및 운동 치료를 통해 대부분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90~95%의 환자에서 소변 조절 능력이 회복된다. 그러나 일부의 환자에서는 1년 이상 요실금이 지속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추가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전립선의 양쪽에는 발기에 관여하는 신경다발이 나란히 정렬하고 있는데 수술할 때 또는 암이 신경다발을 침범해서 신경다발을 절제하게 되는 경우 발기부전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수술 술기 및 장비가 발전함에 따라 최대한 신경을 보존할 수 있게 돼 이러한 부작용은 예전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신경보존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발기부전의 회복은 환자의 나이 및 수술 전 발기 상태에 따라 어느 정도 개인 차이가 있지만 평균 18~24개월 내에 서서히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전립선암은 식생활과 많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동물성 지방이 많은 육류 섭취를 줄이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권고된다. 또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주 5회 이상 섭취할 것이 추천되고 있다. 특히 두부, 콩, 된장, 곡물류, 토마토 등은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홍정희 교수는 "50세 이상 남성은 연 1회 전립선암 조기검진을 받고 특히 가족력이 있다면 40대부터 연 1회 전립선암 조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면서 "기대수명이 높아지고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앞으로도 우리나라 전립선암 환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향후 남성암 발생율 1위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립선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라고 조언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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