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일 충북과학기술혁신원 경영본부장

얼마 전 ‘슈퍼 태풍 마와르’로 괌에서 탈출한 관광객들은 "전기·물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고 했다. 이처럼 전기는 빛을 제공하는 것뿐만이 아니고, 높은 건물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가정까지 오는 식수도 전기 덕에 물을 공급받고 있다.

가정뿐만 아니라 공장의 모든 기계는 전기가 없으면 모두 깡통이나 다름없다. 공기도 황사,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평상시 깨끗한 공기가 더욱 간절해지는 것과 같이, 내 바로 옆에 전기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는 조선과 미국이 수호통상조약 체결을 기념하기 위해 1883년 친선사절단이 미국에 파견됐는데 그때 ‘에디슨 전등회사’를 방문한 이들이 ‘전깃불’을 처음 보고, 서양문명의 발전상을 보고하며, 전기를 보고 느꼈던 경이로움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에 고종 황제는 1879년 에디슨이 탄소선 전구를 발명한 지 8년 만에 경복궁 후원에 전기를 도입돼 전깃불이 밝혀지게 됐다.

당시 향원정 연못가에 발전소를 세워 전기를 공급했는데, 전등이 나가는 잦은 사고와 비싼 문제로 건달의 불량스러운 태도에 빗대어 ‘건달불’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전기는 점차 일반에도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한 달 전기요금이 쌀 서 말에 달하는 액수였기에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사용하기 어려웠다. 이후 1944년에 동양최대의 수풍수력발전소가 완공되어 70만㎾의 북한 최대의 발전소가 만들어졌다. 남한은 전력의 70%를 북한에서 공급받았으나 1948년 5·14 단전으로 심각한 전력난을 겪었다.

1978년 고리원자력 발전소가 준공되면서 원자력 시대가 개막되어 현재 원자력발전소 25기가 운영 중이며 총 발전량 대비 28%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총 전력설비는 139Gw로 수풍댐 환산시 근 200개가 필요한 전력량이다.

요즘 우리 실생활에서 꼭 필요한 전기요금의 인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한 해만 해도 1㎾h당 19.3원이 인상되고 올해도 21.1원 올라 1㎾h당 129.48원이 됐다. 올 연말까지 30원을 추가 인상할 기세다. 필자가 근무하는 충북과학기술혁신원 6층 건물 5월 전기사용량은 작년과 비슷한 23,255㎾h이나 전기요금은 작년 409만원서 올해 477만원으로 68만원이나 인상됐다. 앞으로 폭염이 가까워지는 계절이 더욱 겁나게 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전기료 절감을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폭염시 냉방온도 26℃유지, 사용치 않는 조명 소등, 플러그 뽑기, 점심시간, 출장 시 컴퓨터 끄기, 에어컨보다는 선풍기 사용하기, 가전제품 구입시 에너지 효율 등급이 높은 것 구매하기, 전기 사용을 제한하는 타임스위치 설치 등 우리 주위에 할 것이 너무도 많은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싼 가격으로 절전에 대한 실천을 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 이제부터라도 절전을 생활화해 에너지 절약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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