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광희 천안시 영성동 가로주택사업 비상대책위원장

필자는 천안시 영성동에서 대를 이으며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우리 영성동에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가로정비주택사업을 하려는 이들이 토지주들을 상대로 동의서를 받고 다닌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대부분 고령인 토지주들은 사업자 측에 고용된 사람들에게서 현혹을 당하고 있다. 이에 이 사업의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어 글을 쓰게 됐다.

가로정비주택사업은 상업성이 떨어져 민간 사업자들이 외면하는 2종주택지 같은 곳에서 하는 게 일반화된 일이다. 오래되고 낙후된 주택들이 스스로 조합을 만들어 개발할 수 있도록 주민들의 편의를 도와주기 위해 국가에서 간편화된 진행절차를 이용해 개발의 도움과 편의를 주는 제도이다.

우리 천안 영성동 지역은 역세권 개발이 예상되는 중앙시장 상권과 오래된 상가들이 밀집돼 있는 황금 상업지역이다. 굳이 가로정비주택사업을 하지 않아도 자연히 토지매입방식으로 시행사들이 고층 주상복합 건물들을 지으려 군침을 흘리는 얼마 남지 않은 상업지역이다.

현재 진행하려는 영성동 가로주택사업은 외지 사업자들과 영성동 다세대주택을 분양한 지역주민 대표자가 한통속이 되어 시행사업자를 끌어들여 동의서를 받아 조합을 만들고 수많은 이권을 챙기고자 하고 있다.

주민들을 거짓과 회유로 끌어들여 조합 구성 시 생기는 리스크 위험성은 한마디도 얘기 않고 성공 분양 뒤에 따라오는 금전적 이득만을 장미빛 희망처럼 늘어놓는다. 사업을 자기 입맛에 맞는 조합원들끼리 끌고 가려는 속셈이 보이는 이곳에서 오십 년 넘게 살아온 동네 주민분들은 늙고 힘없고 세상물정을 모르다 보니 끌려가고 있다. 이를 보다 참지 못하고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게 됐다.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시청이나 관련 기관에서는 이 사업의 장단점 등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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