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 배재대학교 아트앤웹툰학과 회화 교수·평생교육원장

지금껏 살다 보니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평범하다는 말이 싫어서 비범해지고 싶다는 둥 하면서 평범하다는 말을 비약했다. 어쩌면 평범하다는 것은 자잘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하루하루 살아낸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현대를 살아가는 요즘은 우울증이니 공황장애니 강박증이라느니 하면서 일반적이지 않아 보이는 증세를 자가치유적으로 얘기도 잘하고 감기 앓듯이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세상 참 많이 변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솔직해지고 투명해진 것일까? 그렇다면 다행이다.

분명한 건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다양한 그들만의 감정을 보이면서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며 그 약점을 긍정적으로 존중해 준다.

지금 시립미술관에서는 대전광역시 미술대전이 열리고 있다. 전체 대상을 받은 작품도 ‘강박’인데 본인의 감정을 그림으로 풀어내고 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림만 한 자가 치료가 없다. 긍정적인 결과물로 오롯이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수 있는 셈이다.

종강을 하고 나면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에드워드 호퍼 전’에 가봐야겠다. 호퍼의 그림을 보면 평화로운 정서와 쓸쓸한 정서가 공존한다. 그림 속 인물들을 보면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그들의 시선과 공간은 공허함과 쓸쓸함이 엿보인다. 대도시 풍경에 면밀하게 관찰해간 호퍼만의 그림 스타일로 남겨졌으며 기억과 상상으로 작품을 해간 그의 그림이 오늘 내 마음과 맞아떨어진다.

그와 감정 공유가 된 셈이다.

앞으로는 내 깊은 마음에 숨겨둔 감정의 찌꺼기들을 하나씩, 하나씩 없애고 그 자리에 치유된 감정들을 온전하게 세운 나만의 그림으로 치유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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