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본 한국교통대 스포츠산업학전공 교수

스포츠는 지방(地方)을 살리기도, 지방(脂肪)을 소멸시키기도 한다. 흔히 얘기하는 아재 개그처럼 들리겠지만 말이 안되는 것도 아니다. 스포츠가 담고 있는 의미가 다양하고, 해석되는 범위도 크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농담이다. 스포츠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극과 극으로 나타난다.

스포츠는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분야이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배구, 프로농구 모두 지역을 연고로 하면서 경제 활성화와 지역민들에게 즐거움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각 지자체는 시도 체육회를 운영하면서 시도민의 자긍심을 고취함과 동시에 지방(地方) 경제를 살리는 방편으로 각종 전국대회와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경쟁적으로 유치하기도 한다. 스포츠는 지역경제 살리기, 지역의 브랜드 알리기의 대표적 사례이자 지방(地方)을 살리는 데 필수요소가 되었다.

반면, 스포츠는 지방(脂肪)을 없애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스포츠를 통한 신체활동은 지방(脂肪)을 태우면서 에너지를 얻는다. 몸짱이 되기 위해서도,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도 지방(脂肪)의 숫자를 낮추어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체지방을 태워 체중을 감량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데 운동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스포츠는 지방(?)을 살리기도, 후퇴시키기도 하는 이중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언어의 유희로 볼 수 있지만 같은 용어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극명하게 달라진다.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반대의 결과가 초래된다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스포츠가 추구하는 본래의 기능을 해야만 구성원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요즈음 대학은 지방자치단체의 문턱을 자주 넘나들고 있다. 교육부의 재정 일부가 지자체로 이관되면서 지역과 대학이 공동의 목적을 위해 노력하고, 상생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RISE 체계, 글로컬 사업 등 대학의 재정지원 사업에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게 되었다. 대학과 지자체가 지역의 특화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여 지역 경제를 살리고, 청년들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다면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정치적 논리로 대학들을 줄 세우거나 나눠주기식 정책이 된다면 오히려 부작용만 확대되고, 위기의 지방(地方)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지방(脂肪)을 살리고 지방(地方)을 소멸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대학과 지자체가 서로 자세를 낮추고, 의미 있는 소통과 체계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위기의 지방(地方)을 살리기 위한 시간이 많지 않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지만 결과에 따른 책임 또한 무겁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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