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대부분 20∼40대 남성
북한군 부역 이유 2000명 피해

▲ 10일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서산 부역혐의 희생사건’ 집단 매장지 현장에서 개토제를 연 가운데 이날 참석한 관계자들이 시삽식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덕진 기자

[충청투데이 김덕진 기자] ‘서산 부역혐의 희생사건’ 약 2000여 명의 민간인 희생자 유해 발굴이 10일 서산시 안견로 558-13(갈산동 176-4번지)에서 시작됐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이날 유해발굴에 앞서 서산유족회, 서산시, (재)한국선사문화연구원과 발굴을 맡은 (재)동방문화재연구원과 함께 현장에서 개토제를 갖고 희생자의 영령을 위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 사건 희생자들은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렸던 20~40대의 성인 남성들로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에 부역했다는 이유로 적법 절차 없이 군경의 총·칼에 의해 약 2000명(최대 4000여명)이 희생됐다.

이날 정명호 서산유족회장은 “우리 부모 형제가 73년 전 이 자리에서 학살됐다는 의미와 희생자들이 어떠한 입장에서 희생이 됐는지 이런 문제점들을 머리에 떠올리니 여러 가지로 편치 않다”라며 “오늘 개토제를 맞이하면서 우리 유족들이 더욱 앞으로 진실규명, 명예회복에 한층 더 진전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라고 말했다.

위원회 임나혁 전문위원은 “오늘 유해 발굴 작업은 국가 차원에서 억울했던 당시 사건의 진실을 명확하게 밝히고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것은 물론 역사에 바로 기록하고 추념하는 그런 목적에서 진행하는 것임을 명확하게 밝힌다”라며 “향후 지금 진행된 유해 발굴 업무가 진실 규명과 희생자 분들의 명예회복은 물론 우리 국가가 국민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발굴을 맡은 동방문화재연구원은 토층 조사를 기본으로 해서 매장 과정과 관련된 부분을 밝히는 조사와 함께 내달 말 완료를 목표로 진행한다.

조사 예정지는 약 200㎡(약 60평)로 현장 상황에 따라 조사 면적이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호영 연구원장은 “이번 사건 기초 자료 조사에 따르면 하루에 40여명이 탄 트럭 5대씩, 약 20일 동안 이곳에 와서 총살을 한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라며 “현장 상황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서 정성껏 발굴해 모시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사 중간에 궁금하신 점이나 수시로 현장을 보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오시면 저희들이 조사 과정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드리게?tek”라고 덧붙였다.

서산=김덕진 기자 jiny0909@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