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라·박미미·윤선민 씨 임신 5개월차 공통점
임산부 권리·제도 독려… "직원들 배려 고마워"

▲ 근무 임부복을 입은 진천소방서 이한라 소방교, 박미미 소방사, 윤선민 소방사(왼쪽부터)가 손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사진=김정기 기자

[충청투데이 김정기 기자] 아기 울음소리 듣기 힘든 사회다.

결혼 문제도 꽤 심각하다.

MZ세대에겐 출산과 결혼은 먼 얘기다.

개인 취향이 도드라지는 이들에겐 언감생심이다. 이러한 편견을 깬 3인방이 있다.

주인공은 진천소방서 이한라(32·예방안전과) 소방교와 박미미(30·재난대응과)·윤선민(33·소방행정과) 소방사다.

이들의 공통점은 임신 5개월 차 MZ세대들이다.

이들 임산부들이 소방서에서 근무가 처음부터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이 소방교는 "신체 변화와 컨디션 난조로 출·퇴근조차 버거웠다"며 임신 초기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들 3인방은 모성애 못지 않은 사명감이 있었다. 윤 소방사는 "소방관은 자신보다 주민을 먼저 생각해야죠"라는 대답에서 그의 투철한 직업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박 소방사도 "어떤 업무를 하더라도 다 함께 인명구조에 임할 준비가 된 만능 슈퍼우먼이어야 한다"고 했다.

진천소방서는 이들 3인방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하고 나선 것도 눈길을 끈다. 한종욱 서장은 임산부의 근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임산부는 소중합니다"란 짧은 대답으로 대신했다. 한 서장은 "눈치 보지 말고 언제든지 사용하세요"라며 임산부들이 누릴 수 있는 권리와 제도를 적극 독려해 줬다.

직원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도 버팀목이 됐다. 박 소방사는 "(직원들이)태명을 모두 함께 불러주시며 소중히 대해주셔서 감사히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윤 소방사는 "평소 사소한 행동에서도 많이 배려받는다"며 고마워했다.

이 소방교도 "임신검진휴가와 모성보호시간 등을 편히 사용할 수 있어 매우 좋다"고 만족해 했다.

진천소방서가 ‘아이 하나 키우는 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외국 속담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박 소방사는 "아직은 어려움이 많아 사직하는 친구도 있다"며 "저출산 문제를 위해 더욱 현실적인 복지와 환경,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3인방은 "내 가족처럼 크게 기뻐하며 축하해주신 직원 여러분께 항상 고맙다. 또 출퇴근길에 마주치는 모르는 주민분도 ‘순산을 기원한다’라고 격려해 주셔서 늘 힘이 된다"고 웃음 지었다.

진천=김정기 기자 jay00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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