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에 식자재마트 들어서
점진적 매출감소로 이어져
금융부담도 악재로 작용해
동네슈퍼 보다 큰 타격 받아

▲ 자금난으로 최근 영업을 중단한 장락동 A마트 전경. 사진=이대현 기자

[충청투데이 이대현 기자] 동네 슈퍼들로부터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반발을 샀던 제천의 한 중형 마트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폐업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장락동 주공아파트 3단지 뒤편의 A마트가 얼마 전부터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 업체는 2015년 동네 슈퍼들의 극렬한 반대 속에서도 입점해 최근까지 영업을 이어왔고 시민 이용도 꽤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규모가 더 큰 ‘B식자재마트’가 바로 인근에 들어서면서 점진적인 매출 감소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다 대출이자 폭등 등 금융 부담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상인들은 A마트 폐업 배경을 놓고 "자금난"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이 마트의 폐업이 흔치 않은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A마트가 입점을 추진할 때 만해도 동네 슈퍼들이 "20~30개 점포가 문을 닫는다"며 우려했지만 정작 A마트가 동종 업계에 밀려 먼저 문을 닫는 ‘기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갑작스러운 폐업 소식에 아쉬워하고 있다. 지역의 인터넷 모임들은 폐업 소식을 전하면서 "잠깐 문을 닫는다고 했는데, 결국 폐업했다. 포인트 많이 남았는데 아깝다. ‘B식자재마트’의 화력이 대단하다"는 등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각에선 A마트가 "대기업 유통에 넘기려는 수순 아니냐"는 예측도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2년 후에는 세영리첼아파트, 이편한세상 등 장락동 일원에 1000여 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라 전망이 좋은 데 안타깝다"면서도 "그렇다고 점포와 부지 규모를 고려할 때 대기업이 A마트를 인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히려 B식자재마트에 더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대형 마트가 경쟁에 밀려 동네 슈퍼보다 더 큰 타격을 받는 이런 사례는 드문 경우"라고 덧붙였다.

A마트는 2015년 300여 대의 주차 공간을 갖춘 826㎡(250평) 규모의 건물을 지어 입점했다. 3층짜리 건물이지만 마트는 1층에서만 운영했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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