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원기 서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위원장

코로나19가 많은 것을 바꿔놨다. 먹거리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에 기후변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재료 공급망 위협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소비자들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신선한 먹거리 구매 욕구가 분출한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동거리가 짧고 보다 안전한 로컬푸드 시스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로컬푸드는 농업과 농촌의 위기에 대한 대안을 단순히 농업으로만 접근한 게 아니라 먹거리로 접근, 유통과정을 줄여 생산자인 농민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한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해소시켜 신뢰 형성에 기여한다. 생산과 유통, 판매 과정에서 고용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일으키고 이동거리 감축 등 사회적 비용 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성이라는 특성을 바탕으로 기존 시장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 시드니에는 44만㎡ 규모의 거대한 농산물 도매시장이 있다. 이 시장은 경매 없이 모든 농산물이 직거래로 거래된다. 이 곳에서는 연간 250만t, 2조 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지는데 대도시인 시드니의 농산물 공급처뿐만 아니라 관광명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우리의 로컬푸드 사업에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우리 농업이 처한 상황과 식량안보를 고려할 때 로컬푸드 확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현재의 시스템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규모화, 조직화, 지역별 거점 센터 육성 등의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로컬푸드는 신뢰가 중요한 만큼 지속가능을 위해서는 민관 거버넌스 협력체계 구축이 뒤따라야 한다. 이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적정한 가격과 품질 조정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전업농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고령 농가와 영세농가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다. 지역 농산물을 소포장 판매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이들에게 중요한 판매 루트가 되고 소득 향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대학생 1000원 아침밥’이 화두가 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 속에 지역 농산물이 급식에 우선 사용되도록 하는 것도 로컬푸드의 가치 확산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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