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료연구원
‘극한소재 실증연구 기반조성사업 ’ 온힘
초고온·극저온·특정극한 3개 동 구축안
고강도 타이타늄 합금 블레이드 국산화
그간 해외로부터 수입… 국내 경쟁력 도약
췌장암 등 난치성 암 진단 어려운 현실
소변 이용 전립선·췌장암 검사 기술 개발
우주항공·방산분야 등 주요 사업과 맞닿아
지역기업 위해 사업비 20% 지출하기도
산·학·연·관 상생 협력 기술 향상 박차

▲ 재료연 연구진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소재 분야의 연구개발, 성과확산, 시험평가, 기술지원 등을 통해 국가 소재 연구개발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고 국가 소재 산업 발전 및 국가·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발사체 기술력을 전 세계에 입증한 바 있다. 해당 기술은 초고온·극저온 등 가혹한 극한환경에서도 정상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극한소재 연구는 우주 등 극한환경을 버틸 수 있는 소재가 필요하다. 재료연은 국내 극한소재 분야를 선도하는 기관이다. <편집자주>

◆극한소재 실증연구 기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경상남도·재료연이 오랜 기간 준비해 온 ‘극한소재 실증연구 기반조성 사업’이 지난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극한소재는 초고온, 극저온, 초고압, 산화·부식 등과 같은 극한환경을 견디는 소재를 말한다. 우주항공, 위성발사체, 액체수소 저장, 초고온 가스터빈 등 미래산업에 활용되는 국가전략 소재이다. 극한소재 기술은 산업 대전환의 승패를 좌우하는 첨단소재이자 국가안보, 산업안보와도 직결된 전략기술이다. 대다수 수출통제(EL) 품목으로 소수 국가기업이 독점하고 있어 기술패권 경쟁시대 진입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가 항상 존재하고, 국가 간 경제 보복, 패권 경제의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주요국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극한소재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실증 인프라를 구축하고 극한소재 실증연구를 중심으로 R&D(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는 추세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극한소재 기초연구에 집중해 실증연구 지원과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다. 재료연은 이를 ‘극한소재 실증연구 기반조성 사업’으로 채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총 6년간 3096억 5000만원이 투입되는 초대형사업이다. 창원시로부터 창원시 진해 부지 7만 8080㎡를 받았다. 2025년까지 실증 연구시설 초고온, 극저온, 특정극한 3개 동을 건축 및 2026년까지 실증연구 장비 44종(207대)을 구축하게 된다. 또한 이를 통해 확보가 시급한 실증연구과제 28개를 2028년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고강도 타이타늄 합금 블레이드 국산화에서 난치성 암 진단까지 넓은 연구 스펙트럼

재료연은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소재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 지역 기업과 협력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1m급 대형 고강도 타이타늄 합금 블레이드를 국산화한 건 대표적인 사례이다. 블레이드는 가스터빈, 스팀터빈 등에 들어가는 날개로, 발전설비의 출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연료를 적게 쓰면서 고출력을 얻으려면 회전하는 블레이드가 가볍고 단단하면서 커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 블레이드를 일본 등 해외로부터 전량 수입해왔다. 재료연은 이의 국산화를 통해 기술 업그레이드는 물론, 합금 개발부터 잉곳→빌렛→형단조→후열처리→가공에 이르는 제조 밸류체인을 완성함으로써, 해당 산업 분야의 국내 경쟁력을 강화한 것으로 자부한다.

◆바이오 소재 연구개발 노력

재료연은 바이오 소재 연구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암의 진단, 특히 췌장암과 같은 난치성 암의 진단에 큰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재료연은 최근 소변을 이용해 빛을 조사하는 것으로 별도의 분석 과정 없이도 전립선암과 췌장암을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검사기기는 스트립 형으로 제작돼 현장에서 신속하게 고감도로 암 진단을 할 수 있다. 난치성 암은 조기진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의 혈액검사, 영상의학, 조직검사 등이 아닌 편리한 방법으로 더욱 쉽게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역의 전통 제조업 부흥

극한소재 실증연구 기반조성 사업을 계기로 국가 기술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역의 전통 제조업 부흥까지 이끌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료연의 연구는 지역의 주요 사업과 맞닿아 있다. 특히 우주항공, 방산, 수소, 원전 분야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재료연은 국책 연구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전체 사업비의 약 20% 가량을 지역기업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지역의 우주항공, 방산 등 미래 핵심기술 확보와 신시장 창출에 노력한다. 구체적으로는 지역의 여러 소재 기업과 협업해 소재 자립화를 앞당기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절삭가공, 사출 성형, 단조, 용접 등 기계산업 중심의 산업체에서 전문화, 지능화 등 혁신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걸 목표로 한다. 재료연은 앞에서 언급한 ‘극한소재 실증연구 기반조성 사업’추진을 기회 삼아 연구기관 및 기업 등을 대상으로 개방, 공유, 협력의 산학연 협력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혁신 생태계 조성 및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인근에 집적된 실증연구 수요기관을 중심으로 수요산업 맞춤형 실증을 지원하고, 연구개발-실증-양산화 과정에서 산·학·연·관이 상생 협력해 기반 기술의 고도화 및 기술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또한 기존 인프라로 실증하기 어렵거나 해외기관에 의존해오던 극한소재 실증연구가 가능해짐에 따라, 수요산업의 고비용 생산 구조를 해소하고, 우주항공, 수소 등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진출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재료연은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극한소재 기술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역의 전통 제조업 부흥에도 함께 힘쓸 것을 다짐하고 있다.

 

<본 기사는 한국재료연구원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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