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보상비 예산 절감 장점
낙후된 지역 활성화도 가능
市 "다양한 방안 검토할 것"

천안시 전경. 천안시 제공
천안시 전경. 천안시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시에서 작성하는 중요 문서의 영구 보존을 위한 ‘천안기록원’ 건립이 추진 중인 가운데 지역 내 폐교 활용 방안에 대한 검토 필요성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7일 천안시와 천안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시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건축비 80억 원(토지 매입비 제외)을 들여 천안기록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현재 시는 시청 지하 1층에 총 3개의 문서고를 마련해 중요 문서들을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공동주택과 공장 인허가 등 각종 개발 관련 서류가 급증하면서 문서 보관 공간을 잠식하는 속도 또한 빨라지는 추세라고 한다. 기록원 건립이 추진되는 배경이다.

실제 ‘보존기간 30년 이상’의 중요 기록물을 보관 중인 제1문서고(710㎡)의 보관율은 98.3%로 사실상 포화상태다. 또 ‘10년 이하’ 기록물을 보관하는 제2문서고(278㎡) 역시 76%의 보관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는 제1문서고가 가득 찰 것을 대비해 제3문서고(278㎡)를 마련해 놓은 상태지만 이마저도 향후 3~4년 보관 가능한 규모다.

이에 시는 별도의 기록원 건물을 지어 구청과 사업본부, 읍면동 등에 분산 보관 중인 영구기록물을 통합해 보존·관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7월, LH에 ‘천안직산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공급 촉진지구(이하 직산지구)’ 내 공공청사부지 수요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면적은 3000㎡ 규모다. 반영 여부는 오는 8월경 확정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예 폐교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토지 보상비로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문서형태가 점차 디지털화되고 있다는 점도 검토 배경이 되고 있다.

지역에는 ‘병천초 봉성분교’(병천 매성리 253번지, 2007년 폐교)와 ‘은석초 천북분교’(북면 납안리 86번지, 2000년 폐교) 등 2곳이 폐교로 관리되고 있다. 이 가운데 천북분교는 현재 창의인재양성자연체험시설로 대부 중이다. 봉성분교의 경우 개별공시지가가 ㎡당 8만 9700만 원(2022년 기준)으로 학교 땅 1만 290㎡를 전부 매입한다고 해도 9억 2000만 원 수준이 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향후 교육당국의 매각 과정에서 감정평가를 통해 금액이 늘어날 여지는 있다. 반면 직산지구 공공청사부지 분양가는 평당 500만 원을 족히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기록원 건립을 위해 들어가는 토지 매입비가 적어도 50억 원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시 예산을 절약하면서도 낙후된 지역 활성화를 위한 폐교 활용 방안을 검토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충남도의회 홍성현 의원은 “폐교를 활용해 문서고를 만들고 남는 부지에 지역 주민들을 위한 운동시설 등도 설치한다면 낙후된 농촌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자체와 교육계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만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 기록원 건립이 구체화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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