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원 아우라 엔터테인먼트 대표
아우라 엔터 2017년 오페라단으로 시작
한국 가곡 중심 스토리텔링 콘서트 진행
코로나 후 장르 확장한 아우라 엔터 출범
창작음악극 ‘우산’ 미디어 아트 등 결합
가족 소중함 느끼게 한 치유적 요소 인기
지역 문화예술 발전가능성 보여준 사례
소외계층 학생 대상 티켓 200매 나눔도
학생들 많이 봐주길 바라는 마음서 기부
지역 꿈나무 희망 품도록 공연 기획할 것

▲ 지난달 25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개최됐던 창작음악극 ‘우산’의 당시 공연 모습. 사진=최윤서 기자
▲ 지난달 25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개최됐던 창작음악극 ‘우산’의 당시 공연 모습. 사진=최윤서 기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엄마라서 그래. 엄마라서 그래. 때론 조급해 너에게 서툴러서 상처를 주겠지. 처음이라 그래. 엄마가 처음이라 그래. 이거 하나만 기억해 널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어" 공연 ‘우산’의 극중 한 소절이다. 코로나19로 타인과의 유대관계는 물론 가족 간의 정이 약해진 오늘날, 대전에서 최근 의미있는 공연이 열렸었다. 침체된 지역 문화예술에 산소를 불어넣고 가족의 소중함까지 일깨운 따뜻한 가족음악극 ‘우산’이다. 충청투데이가 해당 공연을 주관한 김혜원 아우라 엔터테인먼트(이하 엔터) 대표를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대담=최정우 대전본사 교육문화부장

-아우라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아우라 엔터는 2017년 아우라오페라단으로 먼저 창단했고, 당시 한국 가곡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있는 스토리텔링 콘서트를 진행했다. 관객들이 하나의 단편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도록 인문학 시리즈도 구성했다. 그런데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발생해 공연계가 위축됐고 클래식 장르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로 무대를 확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2021년 장르를 확장시킨 아우라 엔터가 별도로 출범했다. 아우라 엔터는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단체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기획, 제작하고 있다. 또 지역 예술인 발굴과 지원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상생과 발전에 기여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의미 있는 공연이 성황리에 끝났다.

"먼저 많은 분께서 관심 가져 주시고 함께해 주신 것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 이번에 막을 올린 창작음악극 ‘우산’은 반복되는 일상과 바쁜 삶으로 인해 서로 소외 돼가던 은비네 가족이 신비한 우산을 통해 문제점을 깨닫고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다. 중학생 은비와 잔소리 대마왕 엄마가 티격태격하는 상황이 그려지다 결국 가족의 사랑을 깨닫는 가족음악극이다. 누구나 사춘기를 겪는다. 엄마의 모든 말이 잔소리 같고 그 안에서 은비가 상상을 하고 꿈을 꾸는 표현에 집중했다. 은비의 상상 속에 싱글맘인 엄마는 공주가 됐다가 마녀가 되기도 한다. 어릴 적 돌아가신 아빠는 비로부터, 자외선으로부터 은비를 보호해주는 우산의 정령으로 나온다. 극 말미 남편 없이 자식을 홀로 키운 엄마도 여자였다는 것을 느낀 딸 은비는 아빠의 우산 정령이 가족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엄마와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진다. 우리는 ‘코로나 블루’로 불리는 고독과 우울감으로 가족간 사랑의 대화가 어느 때 보다 많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작품은 특히 가족 간의 소통과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치유적인 요소가 큰 인기를 끌었다.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 무대미술, 조명 등 각각의 연출도 조화를 이뤘다. 이를 통해 창작음악극의 새로운 가능성과 대전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됐다. 초·중학생 아들과 공연을 보러 온 한 어머님께서 본인과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하시며 눈물을 보이신 일화도 기억에 남는다. 그 관람객분은 우울증을 앓고 있다며 그동안 웃을 일이 없었는데 힐링하고 간다며 앞으로 이런 공연을 더 많이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시기도 했다. 그때 많은 지역민이 가족 공연에 대한 갈증이 있다는 것을 크게 느꼈고, 가정의 울타리가 많이 약해진 오늘 날 더욱 값진 공연이 됐다고 생각했다. 창작음악극 ‘우산’은 그 안에서 연기와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역동적인 춤과 미디어 아트 등을 결합했다. 엔터 창단이후 아우라의 영역 폭이 넓어졌고 앞으로 작품을 업그레이드 하며 관객들에게 계속해서 제공할 예정이다."

-지역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공연 티켓 200매를 기부하셨다는 따뜻한 소식도 들었다.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아우라 엔터는 ESG경영에 동참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산’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가족의 따뜻함을 전달하는 작품이므로, 학생들에게 보다 잘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지난달 초연 공연에 지역 소외계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연 티켓 200매를 기부하게 됐다. 이번 기부로 학생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 공연 당시 여중생들이 무척 좋아했고, 특히 자녀와 함께 온 어머님들이 큰 감명을 받으셨던 것 같다. 지역에서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극, 뮤지컬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 기부를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 타겟층이었던 학생들이 많이 봐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표를 나누고 싶었다. 문화예술은 인성교육과도 직결된다. 앞으로도 지역의 초·중학생들이 많이 볼 수 있는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지역사회의 꿈나무들이 그 시기 문화예술 접하며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공연을 기획 하겠다."

-창작음악극 ‘우산’의 대부분 출연자가 대전지역 예술인이었다. 오디션 과정에서 지역 예술인의 저력을 느꼈다고 들었는데.

"‘우산’은 대전지역 예술인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지난해 12월 7일 열린 오디션에서 5대 1의 경쟁률로 총 12명의 배우가 최종 선발됐는데 이 중 10명이 대전지역 청년 예술인이었다. 1차 서류에서 서울과, 경기권 청년들도 많이 지원을 했지만 연습하는데 있어 스케줄 문제 등 제약이 많아 고민이 됐다. 그렇게 서류 합격 대상자들을 통해 2차 오디션을 봤는데 대전지역 예술인이 상당히 많았다. 처음엔 실력이 좋지 않으면 어쩌나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공연이 많이 줄며 서울에서 활동할 실력 있는 친구들이 고향인 대전에 내려와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 우리 입장에선 오히려 기회가 됐다. 대전에도 젊은 예술인들이 많이 있지만 이들이 설 무대는 매우 부족하다. 그런 와중에 그들의 열정을 직접 확인 할 수 있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보석 같은 지역 예술인들을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보람과 뿌듯함을 느꼈다. 앞으로도 아우라 엔터는 지역 예술인을 발굴하고 적극 지원해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다. 지역 예술인들과 어깨를 맞추어 함께 걸어 나가는 기획사가 되길 소망한다."

-코로나19 이후 공연계도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도 기대가 된다.

"코로나19가 공연계에 끼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예술인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일용직 및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나기 시작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조금씩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는 가운데 아우라 엔터가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 다양한 공연을 기획하고 제작해, 지역 예술인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게 지원하고 싶다. 예술인들의 열정이 관객에게 감동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일단 초연을 끝낸 창작음악극 우산을 계속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부족했던 부분들을 더 보완해 작품 완성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더 나아가 대전을 브랜드화 할 수 있도록 지역색을 입히는데 집중하겠다. 극중 은비엄마는 대전 중앙시장에서 식당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렇게 대전의 대표명소들을 공연에 노출해 지역상권이 더 활성화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보겠다. 오는 6월 10일 오후 3시·7시 전석 무료로 대전 동구청에서 ‘우산’이 공연된다. 차기작도 준비 중에 있다. 자세한건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극중 주인공 역시 학생이다. 차기적은 장르를 더 넓혀 판소리, 태권도, 성악, 춤 까지 접목할 계획이다. 우산보다는 배우들이 더 적고 소극장에서 찾아뵐 수 있도록 현재 준비 초입단계다. 이밖에 2017년 아우라오페라 창단 공연이기도 했던 스토리텔링 콘서트 ‘시와 노래 그리고 사람’이 하반기 계획돼 있다. 8월 19일, 10월 21일 역시 대전 동구청에서공연이 준비된다. 지역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노력하는 저희 아우라엔터에 대해 많은 시민의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정리=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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