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서 대전 대덕구의회 부의장

어느 분야에서든 선구자는 존재한다. 우리는 이를 ‘아버지’라 부른다. 조경 분야에도 아버지는 존재한다. 미국의 조경 건축가 프레데릭 로 옴스테트이다. 그의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미국의 센트럴파크가 있다. 그의 센트럴파크 설계 목표는 건강하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도시의 모든 계층에게 차별 없이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현대 사회의 공공복지 개념과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원은 주민들의 의견과 해당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획일적으로 조성돼 주민들은 공원을 복지로써 제공받고 있다고 느끼기 어려우며, 이용률 또한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대덕구민 모두가 애용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해야 할 시점으로써 대덕구 도시공원 조성에 최적의 장소를 추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금강 현도교와 대청대교 사이 둔치이다. 과거에 이곳은 신탄진 주민들이 수영장으로 이용하는 등 여가생활을 즐겼던 곳이다. 그러나 현재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과 건의가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장소다. 산책로는 조성돼 있으나 주변에 풀이 정리되지 않아 우범지대로 느껴진다는 민원과 신탄진 주변에 여가 시설이 부족하므로 운동과 휴식을 겸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되길 바란다는 건의다.

이 일대는 자연을 친밀하게 접할 수 있도록 계획된 하천 보전지구로써 자연 친화적인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필자는 본 구간이 주민들이 요구하는 친환경적인 문화체육공원으로 변신되기를 희망한다. 공원 설계부터 지역 주민들의 의견 수렴과 참여가 이뤄져 공원이 조성된다면 지역 주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공원이 될 것이다.

두 번째는 남경마을이다. 40년간 신탄진 도심을 양분화했던 인입선로가 이설된다는 소식은 안전 문제와 소음 발생으로 피해가 컸던 남경마을 주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그렇지만 인입선로 이설 후 남게 되는 폐철길은 우범화가 우려됨으로 남경마을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사업이 필요하다. 이런 폐철길을 활용해 성공한 대표적인 지역이 있다. 바로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경의선 숲길이다. 경의선 숲길은 서울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경의선을 지하화하면서 생긴 폐철길을 공원으로 조성했다. 그 결과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찾아오는 공원이 되었으며, 미국의 대표적인 공원인 센트럴파크와 연남동의 이름을 따 연트럴파크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다. 필자는 남경마을 폐철길이 연트럴파크와 같이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주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신(NEW)트럴파크’로 조성되길 바란다. 더 크게는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관광산업으로 개발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 기간 동안 가족, 친구 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하거나 휴식, 운동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을 통해 공원의 가치와 효과를 재발견했다. 공원은 녹지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휴식, 회복과 일상에서 탈출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모두에게 평등하게 열린 공동의 공간이다. 조경학의 아버지 옴스테트의 공원 설계 철학인 ‘도시에서 자연으로 최단 시간 내 탈출’처럼 빽빽하게 건물이 들어선 도심 안에서의 공원은 오늘도 나를 가장 빠른 시간 안에 휴식의 공간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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