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 배재대학교 아트앤웹툰학과 회화 교수·평생교육원장

햇빛 좋은 겨울나무에 새들이 날아든다.

새들의 종알거림으로 나무가 모처럼 활기를 띤다.

봄인가 보다.

매년 봄이 오면 나무를 심는다.

나무를 심으면 어느새 좋은 마음이 생겨서인지 해마다 즐겁게 하는 나의 루틴이다.

벌곡 작업실에 올 때마다 늘 보는 풍경이지만 나무를 심을 때면 다르게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봄의 향연처럼 일 년 열두 달 중 색이 가장 많은 계절이라 그런가 보다.

그림 그리는 일 외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삶은 결코 재미있는 삶이 아니기에 주변 작은 자연의 변화에도 마음의 평화를 느낀다.

나무를 사 오면 나무 시을 곳에 시선이 가고 어느새 나무를 심는다.

올해는 자목련, 철쭉, 앵두나무, 산수유, 사철나무를 심었다.

건조한 대지에 목을 축여주고 열심히 몸을 움직인다.

나무를 심으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을까?

땅을 파고,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나만의 의식처럼 나무를 심는다.

나무는 사랑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