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창건한 의상대사 연모한 中 선묘낭자 설화 깃든 곳
市, 검은여제 개최… 이완섭 시장·성일종 의원 등 풍년 기원

3일 서산시 부석면 갈마리 산 143번지에 있는 검은여에서 제33회 검은여제가 열리고 있다. 김덕진 기자
3일 서산시 부석면 갈마리 산 143번지에 있는 검은여에서 제33회 검은여제가 열리고 있다. 김덕진 기자

[충청투데이 김덕진 기자] ‘부석’면의 상징 검은여에서 3일 서산시가 ‘제33회 검은여제’를 열고 시민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했다.

검은여는 서산시 부석면 갈마리 산 143번지에 있는 검은색 바위 군락지로 신라시대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와 그를 연모한 중국 선묘 낭자의 설화가 깃든 곳이다.

1980년대 초 천수만 간척지 공사로 훼손될 위기에 처했으나 주민들이 자발적 노력으로 보존위원회를 구성해 지켜냈으며 그 후 매년 4월 3일 검은여제를 지내고 있다.

이날 검은여제에는 성일종 국회의원, 이완섭 서산시장, 김맹호 시의회 의장, 시의원, 면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진행됐다.

제례 초헌관은 김종민 면장, 아헌관 강효규 대한노인회 서산시지회 부석면분회장, 정헌관은 가완순 부석면 이장단협의회장이 맡았다.

3일 서산시 부석면 갈마리 산 143번지에 있는 검은여에서 제33회 검은여제가 열린 가운데 초헌관 김종민 면장(사진 오른쪽)이 우집사 이효정 부석면 이장단협의회 부회장으로부터 제례에 올릴 술잔에 술을 받고 있다. 김덕진 기자
3일 서산시 부석면 갈마리 산 143번지에 있는 검은여에서 제33회 검은여제가 열린 가운데 초헌관 김종민 면장(사진 오른쪽)이 우집사 이효정 부석면 이장단협의회 부회장으로부터 제례에 올릴 술잔에 술을 받고 있다. 김덕진 기자

식전 행사로 부석면 도비풍물단의 풍물 공연과 부석사 주지 덕림스님의 봉축염불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가완순 위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검은여의 유래를 기억하고 함께 상기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검은여 전설은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문무왕 11년(671) 중국 당나라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할 때 대사를 사모하던 당나라 선묘낭자가 결혼을 애원했으나 거절하자 그녀가 바다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신라로 돌아온 대사는 그녀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당나라와 가장 가까운 현 부석면 도비산에 절을 창건하기로 했으나 마을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하던 중 갑자기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치고 크고 검은 돌이 공중에 둥둥 떠돌며 주민에게 호통을 쳤다. 이후 부석사를 창건하고 공중에 떠 있던 큰 돌이 부석사 정면에 보이는 적돌만에 떨어져 검은여가 됐다.

검은여는 적돌만의 조수간만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마을 주민의 눈에 항상 떠 있는 돌 같이 보여 부석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한다.
 
서산=김덕진 기자 jiny090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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