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신 대전 중구청장

여기저기 지역축제들이 개최되고 있다. 특히 봄꽃은 그 화사함으로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대전 중구 대흥동 테미공원에서 ‘제17회 테미봄꽃축제’가 열렸다. 활짝 핀 벚꽃을 보기 위해 많은 가족, 연인들이 테미공원을 찾았다. 도심 속 꽃섬이라고 불리는 테미공원은 산 전체를 벚꽃으로 뒤덮으며 구름 속을 산책하는 느낌을 선사했다.

그러나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벚꽃 개화 시기가 빨라짐을 보면서, 이상 기온의 심각성이 빠르게 우리 앞의 현실이 된 것을 실감하게 됐다.

지난달 20일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가 발표한 6차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이 현재까지 내놓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는 2040년 안에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가량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015년 5차 보고서 예측 때보다 10년이나 빨라진 것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인류는 살얼음판에 서 있고, 그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다. 지난 200년 동안 지구 온난화는 인간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사실상 지금부터가 위기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앞으로 10년으로 못 박았다.

우리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제시하고 법으로도 만들었다. 그 중간 목표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는 유지하되, 부문별 감축 비중은 조정하기로 하고 이번 달 최종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작은 실천으로 우리 중구는 투명페트병의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홍보하고, 자원의 선순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3월 15일부터 ‘15(일오) 투명페트병 교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투명페트병 15개로 티셔츠 한 장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15(일오) 투명페트병 교환사업’이라고 이름을 짓고 15일부터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번 사업은 규격에 상관없이 투명페트병 15개를 모아오면 5L 쓰레기종량제봉투 1장으로 교환해주는 사업으로, 중구 거주민이면 누구나, 주 3회(수,목,금) 동 행정복지센터로 가져가면 된다. 유색 페트병, 일회용 용기, 이물질이 묻어있는 투명페트병 등은 교환되지 않으며, 교환 전에 비닐라벨을 제거해야 한다. 이외의 종이팩(우유팩)은 화장지로, 폐건전지는 새 건전지로 교환해 주고 있다.

수몰 위기에 처한 남태평양 섬 중 투발루라는 나라가 있다. 2021년 사이먼 코페 투발루 외무장관은 푸나푸티 해안에서 바닷물에 들어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보내는 성명을 발표했다. 코페 장관은 당시 연설에서 "여러분들이 저를 보시는 것처럼 투발루는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이라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며 "우리는 가라앉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닷물이 항상 차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말뿐인 약속만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과감한 대안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토로하는 장면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문득 ‘환경을 위한 실천에 내일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살고 이곳의 맑고 푸른 하늘, 새파란 바다, 울창한 숲 등 아름다운 자연의 혜택을 계속 누리고 싶다면, 나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밝은 웃음을 위해서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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