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충남 단독주택 화재 4423건… 전체 화재의 75.6%
충남소방본부, 내달부터 10월까지 7500곳 감지기 등 보급 계획

2013~2022년 충청권 주택 화재 건수 및 사망자 비율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2013~2022년 충청권 주택 화재 건수 및 사망자 비율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 지난 1월 24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화금리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안에 있던 70대 노인 A씨가 숨졌다. 불은 140㎡ 크기의 주택을 전소시키고 내부 가재도구도 태워 소방 추산 약 4000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화재는 아궁이에서부터 붙기 시작했는데 집 안에는 불을 끄기 위한 소화기도, 불씨를 사전에 파악하는 감지기도 없었다.

화재 사망사고의 3건 중 2건이 보금자리인 주택에서 발생하는 하고 있는 가운데,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재난취약가구의 25%는 주택용 소방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29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2022년 10년간 충남 화재 사망자 199명 중 134명은 주택(단독, 공동, 기타)에서 숨을 거뒀다.

전체 사망자의 67.3%에 달할 정도로 대부분이 보금자리에서 변을 당한 것인데, 올해도 현재(3월 28일)까지 화재 사망자 5명 중 4명이 주택에서 발견됐다.

주택 화재 자체가 빈번한 것은 아니다. 이 기간 도내에서 발생한 화재 2만 5171건 중 5854건(23.3%)만이 발화 장소가 주택이었다.

충남 홍성군 소재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이 불길을 진압하고 있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충남 홍성군 소재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이 불길을 진압하고 있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주택은 취침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불을 맞닥뜨릴 수 있고, 그럴 경우 야외보다 현장을 탈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화재가 사망으로 이어지는 위험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중에서도 단독주택이 화재 사망사고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충남에서 일어난 단독주택 화재는 4423건으로 전체 주택 화재의 75.6%를 차지하며, 이로 인한 사망자 역시 247명(66.8%)으로 전체 주택 유형 중 가장 많았다. 반면 공동주택은 화재 1135건에 사망자 100명, 기타주택(비닐하우스, 컨테이너 등)은 296건에 23명으로 비중이 적었다.

단독주택은 공동주택보다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부족하고, 주로 원도심이나 농촌에 집집마다 떨어져 있다는 특성상 이웃을 통한 화재 사전 인지도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독거노인과 장애인, 기초수급자 등 충남 재난취약가구의 25.2%는 소화기나 감지기 같은 주택용 소방시설을 구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 재난취약가구는 지난해 기준 17만 6950명으로, 이중 74.8%인 13만 2330가구만 주택 소방시설을 갖추고 있다.

나머지 4만 4620가구는 사실상 집에서 발생하는 불에 무방비한 상태인 것이다.

이에 충남소방본부는 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재난취약가구 7500곳에 소화기 7500개와 감지기 1만 7240개 등을 보급할 계획이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