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대전사회서비스원 원장

주변 사방이 꽃이다. 오색빛깔이 찬란하다. 볕도 따뜻하다.

3월 때아닌 초여름 날씨에 올해 봄꽃들이 예년보다 최대 2주가량 일찍 폈다.

눈으로 담은 풍경만큼이나 우리 사회에 따뜻한 일만 가득하면 좋겠지만 뉴스만큼은 서늘한 소식이 이어진다.

‘밥 한 그릇 두고 ‘사흘 나들이’..두 살 아기 숨져’, ‘어린이집 학대로 아이 잃은 베트남 부부 오열’, ‘온몸 멍든 채 숨진 초등생’ 등 연일 아동 학대로 인한 사망 소식이 신문과 방송에 가득하다.

가정 내 방임과 폭력, 심지어 돌봄 현장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공분을 샀던 2020년 양천구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 이후에도 우리 사회에 ‘아동 학대’ 문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아동 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11년 6058건이었던 아동 학대 건수는 2020년 3만905건으로 약 5배가량 증가했다.

아동 학대로 인한 사망사례도 증가 추세다. 아동 학대 사례 유형은 중복 학대가 1만4934건(48.3%)으로 가장 높다.

정서학대 8732건(28.3%), 신체학대 3807건(12.3%), 방임 2737건(8.9%)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중복 학대 중 신체학대·정서학대가 1만2130건(39.2%)으로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통계에 담기지 못한 숨겨진 학대가 더 크다고 말한다. 정부 집계 통계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 접수돼 관리된 사례만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피해 아동 발견율에 따르면 대전시는 아동 인구 23만 1275명 중 1363명이 아동 학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7개 시도 중 학대 사례 숫자는 10번째였지만 인구 1000명당 피해 아동 발견율은 5.9%로 전라북도(7.9%), 전라남도(7.5%), 울산시(6.5%)에 이어 4번째를 차지했다.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은 대전시 민선 8기 공약 중 ‘365일 24시간 돌봄과 인재육성’을 위해 영유아, 청소년, 여성, 노인, 장애인 돌봄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이중 영유아 돌봄을 위해 어린이집 8개소, 다함께돌봄센터 7개소, 육아종합지원센터 1개소를 운영 중이다. 총 16개 시설 218명의 보육교사가 아동 546명의 돌봄을 책임지고 있다.

아동 학대 예방을 위해 매년 아동 대상 교육과 보육교사를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문성을 키우고 관계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대전시아동보호전문기관, 대전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과 ‘아동 인권 보호 및 학대 예방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본원이 운영하는 시설뿐 아니라 전반적인 아동 돌봄을 위한 정책 마련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2023년 연구과제로 ‘대전형 아동 학대 예방 및 보호 체계 모델 개발’ 연구가 이뤄진다. 연구를 통해 정책을 마련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돌봄 종사자의 행복이 질 좋은 돌봄으로 이뤄진다는 생각에 따라 이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현장을 직접 살피고 대전시, 시의회, 관계 기관과 소통 및 관련 연구도 진행 중이다.

바야흐로 온 세상이 다양한 색깔로 물드는 꽃이 피는 3월이다.

꽃이 피기 위해서는 수분과 햇빛 그리고 분갈이와 가지치기 등 충분한 영양과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 내 새싹과 같은 아동들이 충분한 영양과 관심 그리고 사랑을 받아 오색빛깔 예쁜 꽃망울을 틔우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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