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부정적 시각 있었지만 운동부 학생들, 융합 잘해
심폐소생술로 생명 살린 1명 교내 모범학생 표창 받기도

천안시티FC 18세 이하(U-18) 유스팀인 천안공업고등학교 축구단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지난 1월 9일 동계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천안시청에서 박상돈 천안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안시 제공.
천안시티FC 18세 이하(U-18) 유스팀인 천안공업고등학교 축구단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지난 1월 9일 동계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천안시청에서 박상돈 천안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안시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지난 연말 새롭게 창단한 천안공업고등학교 축구단 선수들이 학교생활에 빠르게 적응하며 훈훈한 미담을 전해오고 있다.

27일 천안공고 등에 따르면 천안공고 축구단은 올 시즌 K리그2에 진입한 천안시티FC(천안시민프로축구단)의 U-18 유스팀으로 창단했다.

현재 천안공고 축구단에는 1학년 24명, 2학년 5명 등 29명의 선수가 등록돼 운동을 하고 있다.

사실 유스팀 창단은 프로 구단 등록을 위한 선제조건이다. 천안시가 2019년 8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NFC)를 유치하며 대한축구협회와 맺은 협약에는 프로축구팀 창단이 포함됐다. 기존 K3리그에서 활약하던 천안시축구단의 프로 승격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유스팀 창단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학교 운동부를 새로 만든다는 것에 대한 교육계 내부의 부정적 시각이 아직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동부 학생들이 일반 학생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킬 것이란 우려에서다.

결국 유스팀 창단은 지난해 9월에서야 겨우 윤곽이 잡혔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뒤늦게 전국을 돌며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팀을 꾸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꾸려진 천안공고 축구단 소속 학생들이 의외로 반전의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벌써 선수들 중 6명이 1학기 학급 임원으로 선출됐다. 구체적으로는 반장 4명, 부반장 2명이다. 우려와 달리 축구단 학생들이 활기차고 리더십까지 갖춰 일반 학생들하고도 원만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한 학생은 최근 교내 모범학생 표창을 받기도 했다. 축구단에서 골키퍼를 맡은 학생이 교내에서 갑자기 쓰러진 1학년 학생을 발견, 심폐소생술을 통해 소중한 생명을 구한 공로다.

천안시민프로축구단 관계자는 "아이들이 운동을 하다 보니까 워낙에 성격들이 활발하고 리더십이라든지 이런 부분도 있어 일반 학생들하고 잘 융합하고 있다"며 "앞으로 학교생활도 잘하고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천안공고 축구단은 현재 전국 고등 축구리그(K리그 주니어 B)에 참가 중이고 오는 5월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