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철 충청남도교육감

여러분은 어떤 아름다운 유년의 기억이 있는가?

유년의 기억은 어떤 일과 연결된 것일 수도 있겠고 인간과 관계된 것일 수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자연과 연결된 기억이 많을 것이다.

미세먼지 하나 없던 맑고 푸른 하늘, 바람에 흔들리는 강아지풀, 붉은 노을이 지는 들판에 서서 엄마를 기다리던 기억 등 아름다운 기억의 배경엔 언제나 자연이 있을 것이다.

나는 어릴 적 좁은 논길을 걸어 학교에 다녔다.

학교에 오가며 논두렁에 앉아 개구리알이 올챙이가 되고 개구리가 되어 가는 모습을 관찰했다.

자연에서의 사소한 관찰은 신기한 놀이였고 배움이었는데,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과 친밀한 감정까지 심어준 듯하다.

자연이 주는 배움과 깨달음, 자연 속에서의 놀이는 지금까지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위로와 치유의 역할까지 하니 말이다.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상의 생명을 보는 새로운 관점>이라는 저서에서 지구를 환경과 생물로 구성된 하나의 유기체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가장 바람직한 생태환경교육은 아이들이 직접 자연을 관찰하고, 체험하게 해 긍정적인 가치 경험을 겪게 하는 것이다.

유년의 경험은 자연을 보호하려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생기게 해 환경 감수성과 환경 역량을 키워줄 것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기억 속 풍경처럼 펼쳐진 자연이 기후 위기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환경문제는 단순한 몇 가지 문제를 없앤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환경문제는 자연, 개인, 사회, 정책 등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복합적인 문제다.

불가피한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복합적인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 역량은 이제 모든 세계 시민에게 필요한 필수 역량이 됐다.

환경 역량을 기르려면 인간을 둘러싼 환경과 다양한 관계들을 이해하는 환경 소양과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게 하는 생태환경교육이 필요하다.

충남교육청은 미래의 환경 시민을 양성하기 위해 ‘탄소중립학교 3·6·5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탄소중립학교 3·6·5는 ‘초록발자국 앱’을 통해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보호를 학생이 직접 실천하는 운동이다.

3은 전기에너지 사용량, 쓰레기 배출량, 물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고, 6은 환경독서, 채식, 착한 소비 생활, 쓰레기 분리수거, 식물 관리를 늘리는 것이다.

이 중 다섯 가지를 학교에서 정해 직접 실천하고 기록한다.

실천 내용은 초록발자국에 기록하고 금액으로 환산해 환경운동단체에 기부하며 학생과 지역사회 모두 환경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또 충남교육청은 유아숲체험교육원과 살아있는 자연 생태계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자연생태학습장 20곳, 정서 함양과 녹색 쉼터의 역할을 해 주는 학교 숲을 10개 학교에 조성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생태환경교육으로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미래의 환경 시민을 양성해야 한다.

아름다운 자연을 체험한 아이가 가진 환경 역량은 미래를 바꿀 푸른 씨앗이 될 것이다.

모든 아이가 환경 역량을 갖춘 환경 시민이 된다면 우리 미래는 희망으로 빛나지 않겠는가!

3월 22일, 오늘은 세계 물의 날이다.

물 절약 실천부터 첫걸음을 떼어 여러분도 환경 시민이 되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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