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場萬事-행복을 파는 충청시장] 47. 논산 강경젓갈시장
과거 교통 발달 前 물자 유통 중심지
서해 수산물 염장·가공하며 매우 번창
6·25 때 소실 위기 견디며 명맥 이어
4일·9일 ‘5일장’… 최다 업종은 젓갈
그 다음으로 생선·야채·정육점 많아
청년이 찾는 문화가 있는 시장 목표
매년 8월에 ‘강경문화재 야행’ 개최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구한말 평양·대구의 시장과 함께 전국 3대 시장의 하나로 상세(商勢)가 컸던 강경시장, 강경은 금강하류에 발달한 하항도시(河港都市)로서 내륙교통이 발달하기 전 물자가 유통되는 요충지이었다.

가까이는 상류의 공주·부여·연기·청양과 원거리에서는 청주·전주까지 포함하는 넓은 배후지의 여건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편리한 수운(水運)의 영향으로 큰 교역의 장소로 발달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강경포(江景浦)라 불려 크고 작은 어선과 상선의 내왕이 그치지 않았다.

지금도 읍내 옥녀봉(玉女峰)에는 용영대(龍影臺)라는 유적이 남아 있는데, 이곳을 드나들던 배의 안전운항과 상업의 융성을 기원했던 곳이라고 전한다.

강경은 조선 말기까지 금강연안 일대의 문호였고 원산·마산과 함께 대표적인 어물(魚物)의 집산지였다. 고군산 어장을 비롯한 서해어장의 수산물이 이곳에 모였고 중국산 소금을 수입하여 조기 등 어류를 염장, 가공하는 중심지로 매우 번창했다.

군산항 개항 초기인 1890년대에는 강경과 군산의 지리적 관계가 마치 서울과 인천,평양과 남포의 그것에 비길 만큼 흡사하게 밀접했다.

군산항 수입화물의 80%가 강경시장을 통해 판매·출하됐으며 당시의 상권은 청주·공주·전주까지를 포함하는 충청도와 전라북도 및 경기도 남부에 이르도록 광대했다.

그러나 1905년 경부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청주와 공주지역이 강경상권에서 벗어났고, 내륙교통이 발달하면서 금강수운이 쇠퇴, 군산 국제항이 기능을 상실하게 되자 상권은 더욱 줄어들었다.

일제강점기에도 재래시장의 기능과 면모를 잘 유지해온 것으로 유명했던 강경시장은 6·25전쟁 때 거의 완전히 파괴된 데다 광복 후 근대적 유통기구가 확장됨에 따라 이제는 상권이 극히 제한된 지방 소시장(小市場)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도 일부 눈에 띄는 일본식 창고건물을 제외하면 시장의 상가건물도 콘크리트 슬라브로 바뀌어 옛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강경시장은 매월 4일과 9일에 5일장이 열리고 있는데, 상인과 이용 고객 대부분은 강경과 그 인근 전북 망성면과 부여군 초촌면에 국한되어 있다. 그리고 시장 안에서 최다 업종은 젓갈이다. 그 다음이 생선, 야채, 정육점 순이다.

한 때는 500~600명이 넘었던 상인들이 이제는 100명 수준이다. 하지만 상인회는 이러한 시장의 위축을 더 이상 앉아서 기다릴 수 없다며 새로운 변모를 꾀하고 있다.

목표는 ‘젊은이들이 찾는 시장, 문화가 있는 강경시장’ 조성이다. 상인회에서는 점포를 운영하는 대부분이 60~70세를 넘긴 연령층인 점을 감안, 현대적인 감각에 맞는 시장 조성을 위해 다각적인 사업을 구상중이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문화관광형 시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2017년부터 해마다 8월에 죽림서원, 임리정, 팔괘정 일원을 비롯해 근대문화거리와 옥녀봉 일원등에서 다양한 문화자원과 역사적 의미를 담은 강경문화재 야행(夜行)을 개최하고 있다.

특히 상인회에서는 젊은 창업자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과 연계해 침체된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강경시장만의 특색을 살린 전통시장으로 탈바꿈 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내년 3월에는 우어축제도 기획하고 있다. 축제기간에는 특별한 이벤트도 진행, 지역의 문화재등 관광명소등을 라운딩한 손님이 인증샷을 보여주면 일정액의 할인도 해줄 계획이다.

논산=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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