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원내사령탑 선출 준비 분주… 지역 중진들 한발 물러선 모습
국힘 정진석·홍문표·이명수 의원 등 당권보단 차기 총선 출마에 무게 둬
민주 친명계·비명계 의원 원내대표 후보군 하마평… 지역 의원 거론 안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충청투데이 이병욱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새 지도부 및 원내사령탑 선출 준비에 분주한 가운데, 충청권 중진 의원들은 도전보다 방관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2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먼저 국민의힘은 내달 8일 전당대회를 열고 내년 총선을 이끌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한다. 전국을 순회 중인 당권 주자들은 지난 21일 대전에서 충청권 합동연설회를 가진 데 이어, 이날은 강원을 찾아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4명의 당대표 후보 가운데 충청 출신은 단 한 명도 없는 실정이다. 당대표에 도전할 법한 충청권 중진 의원들이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충청 출신 여당 중진 의원은 5선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충남 공주·부여·청양)과 4선의 홍문표(충남 홍성·예산)·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 등이 있지만, 당권보다는 차기 총선에 출마해 선수를 늘리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충청 출신 지도부라고 할 수 있는 정 비대위원장은 새 지도부 출범과 함께 임기가 끝나고, 성일종 정책위의장(충남 서산·태안)도 오는 4월경 새 원내지도부가 꾸려지면 물러나게 된다. 여당 지도부 내에서 충청권의 목소리를 낼 요직, 또는 중량감 있는 인물이 사실상 사라지는 것이다. 중앙 정가에서 충청의 입지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는 부분이다.

사정은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 민주당은 매년 5월 둘째 주 원내대표를 선출하게 돼 있는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맞춰 한 달 앞당겨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특히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이 대표 신임 투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원내대표 후보군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역시 충청 출신 의원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

원내대표는 일반적으로 3선 이상의 의원이 맡는데, 박범계 의원(대전 서을)과 도종환 의원(충북 청주 흥덕) 등은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범위를 넓혀야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이원욱 의원(경기 화성을) 정도를 찾을 수 있다.

비록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원내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은 당대표에 비해 제한적이지만, 여러 모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민주당의 쇄신과 충청 지역 현안 해결 등을 위해 지역 의원들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 지역 여권의 한 인사는 "어느 조직이든 신구 조화가 필요한데, 중진 의원이 너무 많다"며 "(지도부 등에) 왕성하게 도전이 이뤄져야 조직이 활력을 얻는데, (도전이 없어) 존재감이 없다. 지역과 국민을 위한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의 다른 인사도 "내년 총선이 되면 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은 또다시 ‘충청 홀대론’을 들고 나올텐데, 그 홀대와 소외를 타파하기 위해 현역 의원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서울=이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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