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논산계룡금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달 27~30일 실시한 ‘정치개혁 국민 인식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이 선거제도 개편이 필요하다(72.4%)고 응답했다. 개편이 필요한 이유로 ‘국민의 다양성이 반영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29.9%)’, ‘정책 국회로 발전하기 위해(23.4%)’, ‘대결정치를 해소하기 위해(21.7%)’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우리 국민은 선거제 개혁을 염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선거제 개혁이 지역구 의석을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비례대표를 늘리면 정당이 다양해진다. 여러 가지 목소리를 대변하는 다수의 정당이 만들어진다. 민심의 핵심은 다양성에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 국민 닮은 국회, 다양성 국회가 돼야 한다.

정책 경쟁 중심 국회로 가는 선거제 개혁도 국민이 원하고 있다. 현행 소선구제에서는 후보 차원의 지역구 선거 공약이 중요하다. 상대적으로 정당 차원의 국가의제와 국민의제는 소홀해진다. 소지역구 개별 공약 중심이 아니라 경제, 민생, 미래, 평화 등 국가 과제, 국민 의제가 선거에서 중요한 쟁점이 돼야 한다.

"싸우지만 말고 일 좀 해라". 정치인들이 참 많이 듣는 말이다. 사실 정치가 원래 좀 싸우고 경쟁하는 거다. 그러나 상대방을 이겨서 몰아내기 위해 싸우면 안 된다. 하나가 되기 위한 싸움이어야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싸워서 이기는 게 목적이 돼버렸다. 정치가 이런 데 양극화가 나아질 리 없다.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민주화 운동은 싸워서 이기기 위함이 아니었다. 함께 공존하기 위함이었다. 선거제 개혁을 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 정치는 정치양극화의 수렁에 빠져있다. 적대와 반대의 대결정치로 치달아 어떤 합의도, 결정도 못하고 있다.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이다. 대전환기, 복합위기를 돌파하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와 이견을 조정하며 통합해 나가야 하는데, 이 대결정치로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이 뿌리에 승자독식 기득권 정치가 있다. 이 승자독식 정치 타파하고, 대화와 협력의 정치로 가려면 선거제도부터 바꿔야 한다.

국회 안팎에서 올바른 선거제 개혁을 위한 토론의 장이 열리고 있다. 많은 국민과 국회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활발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개혁을 정치인들에게만 맡겨두지 않겠다며 국민이 직접 나섰다. 선거제 개혁은 정치인들을 위한 개혁이 아니다. 국민을 위한 개혁이다. 반드시 국민과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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