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재근 K-water 대산임해해수담수사업단 단장

"무르고 연할 때 풀기가 쉽고, 미미할 때 흐트러뜨리기 쉽다."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고 대비하라는 방환미연(防患未然)의 뜻이 담긴 노자의 말이다.

최근 기후변화 심화로 남부 도서 지역에서의 가뭄이 심각하다. 생활용수 공급이 어려울 정도로, 일부 지역주민들은 제한급수로 불편을 겪고 있다. 울산, 여수와 함께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인 대산산업단지도 지속적인 물 부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잠깐의 가동 중지가 곧 거액의 경제손실로 이어지는 석유화학단지의 특성상 ‘안정적 용수공급’은 산업단지의 존망에 중대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산업단지의 안정적 운영과 설비 증설 등을 위해서는 새로운 용수공급원의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나, 현재 대산산업단지에 일부 용수를 공급하는 대호지는 농업용 저수지로서 농업용수 공급을 우선으로 한다. 추가적인 광역수도 개발 또한 취수원 부족과 관로 신설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적기대응이 사실상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산업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은 물 부족으로 인한 불안을 떨칠 수 없는 상황이다.

충청남도는 반복되는 가뭄과 용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10월 해수담수화 사업을 국무총리실에 건의하였다. 이후 2021년 11월에 ‘대산임해산업지역 공업용수도 해수담수화 사업’이 비로소 착수되었다. 총사업비 2851억 원이 투입되는 공공 주도의 국내 최대규모 해수담수화 사업이다.

K-water 대산임해해수담수사업단은 2021년 사업 착공과 동시에 신설된 조직이다. 대산항 인근 해역에서 하루 22만 톤의 해수를 해상에서 취수하는 시설, 10만 톤의 해수를 담수화하는 정수시설과 공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약 25㎞의 관로 공사를 2024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해상과 육상에서 다수의 위험한 공정이 이뤄지나 현재까지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정상 추진 중이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주민 생활 불편 및 환경피해 우려에 대한 갈등 해소를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법적 의무와 관계없이 사업추진 공감대 형성을 위한 주민 대상 사업설명회와 소모임을 여러 차례 개최하였고, 지역 상생을 위한 협력방안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지원하고 있다.

향후 대산임해 해수담수화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게 3가지이다. 첫째, 가뭄 등 이상기후에도 ‘해수’라는 안정적인 용수공급원을 확보함으로써 대산산업단지의 물 부족 현상을 항구적으로 해소할 것이다. 둘째, 고용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공사 기간 중 2635명, 준공 후 운영 기간 중 연간 26명 고용 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지역 건설업체 간 상생 효과까지 고려했을 때, 사업기간 동안 약 1000억 원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유발할 것으로 추산된다. 마지막으로, 공사추진 단계에서 축적된 설계-건설-운영 노하우를 통해 글로벌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표준모델이 될 것이다.

해수담수화 사업은 최근 더 복잡해지고 강해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대체수자원사업이자, 국가 산업발전을 선도하는 녹색 산업의 한 축이 될 것이다. 그 시작인 대산임해 해수담수화사업을 우리 K-water가 성공적으로 완수할 것을 다짐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