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조 대전 동구청장

멈춰선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보면 유두무미(有頭無尾)를 떠오르게 한다. 머리가 있어도 꼬리는 없다는 뜻으로, 일이 제대로 끝나지 않고 흐지부지함을 이르는 말이다. 모든 일에는 처음과 끝이 있다. 아무리 좋은 출발을 했더라도 끝까지 마무리를 잘하지 못한다면 그 일은 결국 실패한 일이 된다.

2005년부터 정부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및 혁신도시 건설을 추진해 왔다. 2020년 10월, 우여곡절 끝에 우리 동구도 대전역세권지구가 혁신도시로 지정이 됐다. 하지만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현 상황은 한마디로 유두무미(有頭無尾)다.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소멸 문제 해법으로 지역의 균형발전이 곧 국가의 균형발전이라던 정부 관계자들은 지금 무엇을 하는지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역 주민들은 대전혁신도시 지정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음에 실망하고 있다. 흡사 ‘고장난 시계’ 같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동구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과거 대전 발전의 원동력이 었던 동구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멈춰버린 대전역세권의 개발시계를 다시 움직이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계를 돌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공공기관 2차 이전이 될 것이다.

필자는 대전역세권 지구에 중소기업, 철도교통, 지식산업 관련 공공기관 유치를 통한 클러스터 조성으로 낙후된 원도심 지역의 개발 여건을 마련하고 도시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도시재생과 연계한 새로운 혁신도시 개발로 원도심 공간구조의 기틀을 마련할 예정이다.

혁신도시의 성공은 양질의 공공기관을 얼마나 유치하는지에 달려있다. 현재 대전역세권지구로 이전이 확정된 공공기관은 한국기상산업기술원과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이 있다. 기술원은 지역산업과 연계한 기상산업 육성을 지원할 예정이고, 개발원은 지식재산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특허청 산하기관의 대전 이전을 촉진할 전망이다.

아울러, 다양하고 우수한 공공기관 유치를 위하여 맞춤형 정책을 개발하고 신속하게 실행하는 동시에 이전 공공기관에 대한 지원계획을 마련해 원도심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준비할 것이다.

또한, 재개발 등 주거환경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삼성동, 소제동, 신안동, 정동, 원동, 대동 일원 전체 92만㎡가 포함된 지구에 2028년까지 10여 개의 공공 및 민간개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어 완성될 예정이다.

특히, 복합 2구역 개발사업은 대전역세권 개발의 핵심사업으로 국내 굴지의 민간기업이 참여하여 최고 69층, 987세대 공동주택과 숙박·판매·문화·업무 등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며, 지역 랜드마크 복합타운 조성을 통하여 동·서 균형발전 및 도시 중심기능 회복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소제중앙공원, 신안2역사공원 등 기반시설 조성공사를 통하여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지역 구민 삶의 질 향상으로 ‘살고 싶은 동구’ 나아가 원도심 활성화를 이뤄낼 것이다.

공공기관 2차 이전과 함께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대전역세권 개발시계, 민선 8기는 ‘유두무미(有頭無尾)’가 아닌 시작한 일의 끝맺음을 잘하여 동구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유종지미(有終之美)’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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