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중도탈락 499명 집계
80~90% 의학계열 이탈 추정
과학인재 육성정책·경쟁력 차원
전문가 "재고할 부분 있어" 진단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전국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 4곳에서 최근 5년 동안 중도 탈락한 학생이 1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의과대학으로 옮겨간 것으로 추정되면서, 과학 인재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종로학원은 8일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의 중도 탈락생 현황을 발표했다.

중도 탈락생은 재학 중 자퇴·미등록·미복학 등으로 학교를 그만 둔 학생이다.

이번 조사 대상은 카이스트를 비롯해 광주과학기술원(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곳이다.

우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이들 과학기술원의 중도탈락생은 1006명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카이스트 499명 △울산과기원 263명 △광주과기원 150명 △대구경북과학기원 94명 등이다.

특히 카이스트의 경우 △2018년 73명 △2019년 105명 △2020년 76명 △2021년 145명 △2022년 100명 등 최근 5년간 연평균 100명 가량 중도탈락생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이들 중 80~90%의 학생들이 의대 등 의학계열로 이탈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과기원 학생들의 수준으로 볼 때 서울대나 연·고대 등의 이공계 학과로 이동하는 것은 유의미하게 볼 수 없다는 게 종로학원 입장이다.

종로학원은 과학고·영재학교를 졸업한 뒤 과학기술원에 입학 후 의학계열로 갈아타는 학생이 대다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기특성화 대학 진학후 의약학 계열로 이동하는 현상은 과학인재 육성 정책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재고할 부분이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향후 이공계 특수목적대학 출신들이 실제로 의학계열에 어느 정도 이동하는지에 대한 실태파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했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과기원 학생들은 우수한 기본 실력을 바탕으로 의학 계열 논술 전형에서도 유리할 수 있고, 수능→정시를 통해서도 충분히 의학 계열에 진입할 수 있는 잠재성이 있다"며 "의학계열로 이동이 실제 우려할 정도의 수준이라면 과고, 영재학교, 이공계 특성화대학 과학기술인재 육성 정책에 많은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전경. 내부 DB
카이스트 전경. 내부 DB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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