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청주시 ‘찾아가는 결핵버스사업’ 현장을 가다
OECD 발생률 1위·사망률 2위
시, 의료사각지대 해소에 앞장
상당구 미원면 행정복지센터
검사 받으려는 노인들로 ‘북적’
이웃에 전화로 검진 알리기도
"찾아와서 검사해주니 고마워"

▲ 6일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주민들이 결핵 검사를 받기 위해 검사 버스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청주시상당보건소와 대한결핵협회 충북지부는 오는 9일까지 상당구 의료취약 지역을 찾아 흉부 엑스선 검진과 객담검사를 무료로 진행한다. 사진=송휘헌 기자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결핵’은 옛날 병, 또는 후진국형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OECD 국가 가운데 결핵 발생률 1위인 나라는 어디일까? 결핵 발생률 1위, 결핵 사망률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나라는 바로 대한민국이다.

다행히 국내 결핵 감염자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코로나19를 제외한 국내 법정감염병 중 사망자가 가장 많은 질병이다. 특히 WHO(세계보건기구) 등은 코로나19 시기 결핵 진단·치료 접근성 저하 등으로 향후 5년간 신환자수와 사망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결핵과 코로나19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비대면 진료 등의 이유로 결핵을 의심하거나 관련 사업이 줄어 결핵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주시가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찾아가는 결핵버스사업을 추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는 결핵환자 조기 발견과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결핵 이동검진을 진행한다.

이에 충청투데이는 6일 오후 결핵 이동검진이 실시되는 상당구 미원면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검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행정복지센터는 검진을 받으려는 어르신들로 넘쳐났다. 혹시나 이웃이 검진 소식을 모를까봐 전화를 걸어 검사를 권유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검사를 받은 주민들의 얼굴에는 후련한 안도감이 묻어났다. 검사를 받은 A(84·여)씨는 "결핵을 미리 검사 받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검사를 받으려면 최소 30~40분이 걸리는 상당보건소까지는 가야 한다"며 "거동도 불편한데 이렇게 찾아와서 검사를 해주니 고맙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B(91·여) 씨는 "검사 결과가 두렵기도 하지만 후련해 기분이 좋다"며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들을 위해 이런 프로그램을 자주 해줬으면 좋겠다"고 반겼다.

다만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결핵버스 계단이 높아 오르고 내리는데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청주 상당보건소에 따르면 충북(청주)의 경우 결핵환자는 △2021년 758명(321명) △2020년 800명(328명) △2019년 945명(369명) △2018년 1108명(417명)으로 점차 감소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청주) 결핵환자 사망통계는 △2020년 49명(14명) △2019년 51명(13명) △2018년 69명(13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한 만성 감염병으로 주로 폐에 감염을 일으켜 ‘폐결핵’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신장, 신경, 뼈 등 대부분의 조직이나 장기에서 병을 일으킬 수 있다. 감염 경로는 활동성결핵 환자로부터 나온 미세한 침방울에 의해 감염되고 모두 활동성결핵으로 발병하는 것이 아닌 체내의 면역계에 의해 결핵균이 억제되고 있는 상태를 ‘잠복결핵감염’이라고 한다.

증상은 피로감, 식욕감퇴, 체중감소, 2주 이상의 기침, 가래, 흉통 등이다. 치료를 시작하면 체내의 균들이 급격히 없어져 일반적으로 약 2주가 지나면 전염력이 거의 소실되기 때문에 따로 입원하거나 격리할 필요는 없다.

이소영 상당보건소 감염병예방팀장은 "결핵도 호흡기 감염병이기 때문에 기침예절이 가장 중요하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결핵을 의심하고 가까운 병원 찾아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