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재 청주시 명품하천팀장

삶은 고난의 연속이며 피로감의 극치이다. 혹자는 적당한 스트레스는 건강 유지의 비법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이 공존하는 삶을 등에 업고 열심히 헤쳐 나갈 뿐이다. 50이라는 숫자를 바라볼 나이가 되는 이 시점에, 아이들을 키우며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다시금 방향을 잡아야 하는 기로에 선 듯한 느낌이 불현듯 들었다.

삶을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너무나 많이 발생한다. 단순한 부분도 있었지만 때때로 중대한 결론에 도달하는 문제에 접하게 되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난처하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늘 염두에 두며 앞으로 올 시간을 대비하며 정진해 나아갈 필요성은 분명 존재한다. 살다 보면 세찬 바람이 불 경우가 있다. 바람이 불면 안쓰럽게 버티지 말고, 바람의 무게만큼 밀려나라. 그동안 아무리 힘들더라도 너무나 억척스럽게 버틴 적이 많았다. 이러다가 지나가겠지… 하는 마음으로 버텨냈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게 정답만은 아니라는 것을 시나브로 깨닫게 되었다. 때로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날아가다 보면 더 나은 미래가 우리에게 나타나며 더 많은 활력소를 내게 안겨주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이처럼 각박한 세상 속에서 살아간다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40대 후반에 접어든 두 아이의 아빠인 나 또한 힘이 드는데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역경과 고난을 헤쳐 나가야 할지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며 걱정이라는 산이 눈앞을 가로막는다. 그러한 것들을 경험이라는 단어로 포장하지만 자신을 위로해 주는 한 가지 수단일 뿐, 삶이 어렵고 답답한 것은 매한가지다. 우리가 인생을 버티며 살 수 있는 건 그 많은 슬픔, 분노, 탄식이 오가는 중 아주 작고 미세한 기쁨이 가끔 오기 때문이 아닐까. 아이의 탄생, 시험 합격, 일에 대한 성취 등 삶의 전체 비중을 볼 때 굉장히 작은 부분이지만 이러한 기쁨이 있기에 그리고 앞으로도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삶을 살아갈 동력을 얻는다.

어디에서 본 글귀가 떠올랐다. "그저 살아내는 게 참 고된 날이 있잖아. 언제든 당신의 짐을 덜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지만 사는 게 늘 마음 같진 않으니까… 일단은 각자의 짐을 지고 가능한 자기 두 다리로 버텨보는 거야. 당신이 그렇게 버텨줘서 나도 기운 내서 다시 무릎에 힘을 주게 돼. 서로의 짐이 되지 않는 선에서 단단히 딛고 선 두 발과 맞잡은 손으로 서로를 최선을 다해 응원하고 있다고 생각해. 오늘도 우리 수고했어."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나 또한 우리 서로가 힘이 되어주는 버팀의 미학을 음미하며 되새긴다. 너무나 혼란스럽고 사건 사고도 너무나 많이 일어나는 현대사이지만 나는 오늘 수고했고 내일도 모레도 수고하며 나의 삶을 찾아가며 만끽하려 한다. 그래. 오늘도 우리는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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