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현 한국조폐공사 ICT이사

오는 30일부터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되면서 본격적인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며 비대면의 대면화 등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은 엔데믹에도 불구하고 거스를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한국조폐공사의 디지털 전환 작업은 올해 더욱 가속화될 계획이다.

조폐공사의 디지털 전환은 뿌리가 꽤 깊다. 조폐공사는 팬데믹 이전부터 실물화폐나 신분증이 전자적 형태의 수단으로 점차 변화됨에 따라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아 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전자여권 등 국가신분증을 제조·연구개발하며 축적된 IT보안기술과 국가사업경험을 활용해 디지털 전환에 나섰다. 조폐공사는 2015년부터 첨단 디지털 보안기술이 적용된 보안모듈을 개발해 주유기, 지능형전력량계 등에 적용하여 해킹 및 디지털 위·변조 방지에 활용한 경험을 축적했다.

학계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은 3단계로 진화된다고 한다. 첫째는 정보의 유형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단순 전환하는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 두 번째, IT기술로 디지털 정보를 자동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 마지막 단계는 비즈니스 모델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조폐공사는 2019년부터 세번째 디지털 전환 단계로 진입한 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사랑상품권 플랫폼 ‘착(chak)’을 통해 200만명이 넘는 사용자에게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자체는 다양한 정책수당을 모바일로 지급하고, 지역 쇼핑몰과 배달앱, 관광명소 등과 연계해 지역경제의 부가가치 창출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행정안전부와 협업해 국가 신분증인 운전면허증을 분산신원증명(DID) 기반의 모바일 운전면허증 발급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또 순도 99.99%인 골드바를 온라인에서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한 유틸리티 NFT와 연계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1951년에 설립된 조폐공사는 지난 71년간 국민들의 경제·사회활동을 위해 가짜가 있어서는 안 되는 화폐, 여권, 주민등록증 등을 제조·공급해왔다. 또 화폐 제조기술 노하우를 보안제품으로 확대 적용해 국민에게 신뢰를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도 실물경제 기반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위·변조방지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면서 디지털 파수꾼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조폐공사가 그려나갈 디지털 대전환의 과정과 변화될 세상에 대해 6개월에 걸쳐 충청투데이 독자 여러분에게 자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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