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국회의원

코로나19 장기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 등으로 전 세계적 경기 위축이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도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3고 현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경기전망도 다소 우울한 가운데, 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해법에 대해 다들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 필자는 이전부터 대한민국이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지금의 어려움을 타개할 열쇠 역시 ‘기술’에 있음을 확신한다. 이달 초, 필자는 세계 3대 IT 전시회 중 하나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를 참관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이번 CES는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진행되면서 지난 3년간의 팬데믹 기간을 극복하고 회복을 알리는 원년으로서 의미를 가졌다. 전 세계 약 3,200개 기업이 참가해 신기술을 뽐냈고 11만 5천여 명이 관람한 이번 CES는 ‘웹3.0/메타버스, 모빌리티, 디지털헬스, 지속가능성, 인간안보’등이 주요 테마였는데 기존에 추상적으로 제시되던 미래 기술이 구체화되고 분명한 가치와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이제는 신기술이 단순히 놀라움을 자아내는 수준이 아닌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신호였다. 미국의 농업기업인 존디어는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면서 식량 문제 해결에 새로운 장을 보여줬는데 이런 혁신을 인정받아 존디어의 존 메이 회장은 CES 최초로 농업기술 회사 대표로서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CES에서도 우리나라 기업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총 499개의 혁신상 중 국내 기업들이 141개를 받아 혁신상 중 약 28%를 대한민국 기업이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최고의 혁신상 17개 중 10개가 한국 기업이었고 이 중 5개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었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은 대기업과 대학 산학협력단, 공공기관, 지자체 등 다양한 주체가 협력모델을 만들어 참여했다는 점이 다른 나라와의 차별성이었다. 최고혁신상을 받은 국내 기업 지크립토(ZCRYPTO)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투표 시스템을 선보여 인류가 당면할 문제를 해결할 3대 기술로 조명받기도 했다. CES에서 우리 기업이 선보인 기술들은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확인시켜줌과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성과였다. 이번 출장에서는 CES 방문 외에도 여러 글로벌 기업과의 미팅을 통해 우리나라의 위상과 글로벌 공조 필요성 등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행기로 위성을 발사하는 우주기업인 버진오빗을 방문해 위성발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혁신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한국 발사장 구축 등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UAM(도심항공교통) 관련 기업인 조비 에비에이션과는 기술 및 인증 이슈와 운항 이슈 등을 점검하면서 한국 상용화를 위한 법, 제도 정비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구글, 애플, 메타 등 빅테크 기업과의 미팅에서는 인앱결제 강제 금지와 망 사용료 부과 등 대한민국의 기준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필자는 이번 출장을 통해 대한민국이 세계적 기술 발전 흐름에 앞장서있음을 다시 확인했다. 이제는 신기술을 어떻게 실증하고 상용화시키느냐가 과제로 남아 있다. 신기술이 상용화된다면 경제적 성과는 물론 인류 발전에도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다.

우리는 맞닥뜨린 과제 해결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4차산업혁명특별시’를 표방하는 대전이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올해는 대덕특구가 50주년을 맞는다. 50주년을 기점으로 대덕특구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현재 대전시가 추진 중인 제2대덕연구단지와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대전을 하나의 거대한 실증 단지화 한다면, 대전은 창업특구, 경제특구로 발돋움할 수 있다. 2023년을 대덕특구 재창조와 대전 재창조의 해로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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